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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의 거울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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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2,502회 작성일 2005-05-01 14:19

본문

미로(迷路)의 거울 속

                          詩/眞石/ 김 석 범


골방 모서리 저편,
지친 몸으로 머리 비틀면 
사방의 벽, 수식 간에 조여들고
태초의 어둠까지 뒤덮을 즈음
어둠을 조각하듯 베어낸 듯한
사각의 창에 바삐 몸 숨긴다.
   

번뜩이는 그림자,
두리번거리는 낮선 소리에   
거울과 눈을 마주치면
짐승 같은 사내,   
무척 핼쑥한 표정으로
무례한 눈빛 쏟아내며
안도의 몸짓, 감싸듯하나
몸서리치는 전율로 압도된다.       
나의 모습을 닮은,
한번도 뵌 적이 없는 
그런 사람의 무리들
어디서 왔을까?
마치 조상 같은 분들.


아차, 내 육신의 껍데기,
조상의 무덤이자 감옥인 것을
그들의 영혼, 후손의 껍질 속에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을,
어둠조차 길을 잃어버린
골방의 사각거울 속에
나를 닮은, 나와 흡사한
나 같은 조상을 만났다
미로(迷路)의 거울 속에서.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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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양남하님의 댓글

no_profile 양남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감상하고 갑니다.

"어둠조차 길을 잃어버린
골방의 사각거울 속에
나를 닮은, 나와 흡사한
나 같은 조상을 만났다
미로(迷路)의 거울 속에서. "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거울 속에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굉장히 낯설 때가 있어요.
때론 세상 자체가 미로가 아닌가 생각도 되어집니다.
의미 있는 작품 잘 감상했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김시인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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