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말 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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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1,439회 작성일 2008-06-25 14:12본문
나에게 말 걸기
이 월란
꼼짝없이 서러울 때
살아 왔다는 것이, 산다는 것이, 살아 있다는 것이,
저기 저어기 걸어가는 순례자의 뒷모습 가득
물살처럼 번지는 하늘의 그림자
조각 조각 퍼즐처럼 부서져 내리는 몸살이
내 속으로 고스란히 걸어 들어오는 시간
장거리 여행 후의 멀미 같은 것이, 해저를 도는 어질증 같은 것이
창살 두른 가슴에 집으로 돌아 온 듯 들이닥쳐
잠자는 세상의 숲, 그 숲 속으로 푸드득 날아간 흉조 한 마리
밤길 가로등이 훤히 드러낸 빗금처럼 긁힌 가슴 한 줄에 앉아
입을 틀어막고 엎드려, 아직도 말 할 수 없는 저 풍경들을 지나서
은암같은 죄업을 진 만지면 날아가는 사람들, 들불 놓고 가면
심장 가득 폭행처럼 불 지르고 가면
천년 만년 발음을 익히지 못한 나를 종일 바라보며
칩거 중인 마찰음과 비음 사이 초록 이끼들이 발을 뻗어
입 아래 고목같은 몸이 있어 만져보니 주먹바위처럼 단단하다
독오른 뱀같은 붉은 입술이 두려워 나에게 말을 걸지 못해
옥고를 치른 피폐한 계절의 틈서리
입 안에 무수한 가시들이 나를 찌른다
돌담 밑에 꽃 피는 소리만 자지러지는데
2008-06-24
이 월란
꼼짝없이 서러울 때
살아 왔다는 것이, 산다는 것이, 살아 있다는 것이,
저기 저어기 걸어가는 순례자의 뒷모습 가득
물살처럼 번지는 하늘의 그림자
조각 조각 퍼즐처럼 부서져 내리는 몸살이
내 속으로 고스란히 걸어 들어오는 시간
장거리 여행 후의 멀미 같은 것이, 해저를 도는 어질증 같은 것이
창살 두른 가슴에 집으로 돌아 온 듯 들이닥쳐
잠자는 세상의 숲, 그 숲 속으로 푸드득 날아간 흉조 한 마리
밤길 가로등이 훤히 드러낸 빗금처럼 긁힌 가슴 한 줄에 앉아
입을 틀어막고 엎드려, 아직도 말 할 수 없는 저 풍경들을 지나서
은암같은 죄업을 진 만지면 날아가는 사람들, 들불 놓고 가면
심장 가득 폭행처럼 불 지르고 가면
천년 만년 발음을 익히지 못한 나를 종일 바라보며
칩거 중인 마찰음과 비음 사이 초록 이끼들이 발을 뻗어
입 아래 고목같은 몸이 있어 만져보니 주먹바위처럼 단단하다
독오른 뱀같은 붉은 입술이 두려워 나에게 말을 걸지 못해
옥고를 치른 피폐한 계절의 틈서리
입 안에 무수한 가시들이 나를 찌른다
돌담 밑에 꽃 피는 소리만 자지러지는데
2008-06-24
추천3
댓글목록
엄윤성님의 댓글
엄윤성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저도 매일 '나에게 말 걸기'를 하고 있는 사람 중의 하나인데, 또 다른 분이 계셨다니 놀랍습니다.
치매 기가 온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을 했었거든요...
가슴 깊은 곳에서 끌어올리신 글, 잘 뵈었습니다.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주신글 즐감하고 갑니다.
탁여송님의 댓글
탁여송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독백의 대가?
자신과의 대화를 할수 있는 사람은
독심술도 가능하고
후회없는 삶을 살것같은데요.
좋은 글 잘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