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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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가는 여인
아기를 등에 업고
논길을 거니는 여인아
어이해 두 손은 허공을 허집이고 있느뇨?
하늘의 구름이 심술구나
폭양이 술래 되어 그대를 찾는데
어이해 숨을 줄 모르고 노인네처럼 저리 휘청하느뇨?
산을 돌아
어느 길모퉁이에 머물러
쓰러질까나 낙엽이 뒤 따라가며 부르네.
따스한 아궁이 김나거든
그리 숨어 들 거라
구름이 너를 덮으니
보이지 않게 꼭꼭 숨 거라
아기를 등에 업고
들판을 거니는 여인아
한 손에 행복 보자기, 또 한 손에 먹을거리 싸들고
가벼운 까치 발걸음을 딛어야 할 터인데
어이해 허공을 휘 젖으며
가느다란 나뭇가지는
왜? 들고 땅을 치느뇨?
어~ 으~어 휘!
어~ 으~어 휘!
등에 파묻힌 어린아이
세태의 춤바람에 삐삐한 고개 덜렁 나와
젖혀진 채, 숨죽었나니
묻을 땅 없어
숨을 아궁이 없어
자네 등에 업고 자식 꼭꼭 감추었구려.
누덕누덕
기운 포대기,
설움 바느질에 가슴 찢어 꿰매었구려.
손마디 마디에 바늘 찔려
눈물로 혈 꽃 수 놓으니
어진 모정 하늘의 구름 되는 구나.
그려, 그려
거닐어라 논길이면 어떻고 들판이면 어떠랴.
회색빛 맴도는 메마른 사이로 아니 가면 될 터,
그려, 그려
어~여 실컷 우시게나.
자네 가슴에 풀이 돋아나면
한 맺힌 꽃봉오리 눈물 달라 때 쓸 터니
나뭇가지 부러지면
십자가 만들어 세상 묘에
비석이라도 만들구려!
詩/ 朴 基 竣
* 가장이 죽고난후 가난에 몸부림 쳐보지만 소외당하기만 하던 여인이
빈곤에 죽은 자식 업고 이상의 세계로 입문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 모임후 이글을 올리게 됨을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아기를 등에 업고
논길을 거니는 여인아
어이해 두 손은 허공을 허집이고 있느뇨?
하늘의 구름이 심술구나
폭양이 술래 되어 그대를 찾는데
어이해 숨을 줄 모르고 노인네처럼 저리 휘청하느뇨?
산을 돌아
어느 길모퉁이에 머물러
쓰러질까나 낙엽이 뒤 따라가며 부르네.
따스한 아궁이 김나거든
그리 숨어 들 거라
구름이 너를 덮으니
보이지 않게 꼭꼭 숨 거라
아기를 등에 업고
들판을 거니는 여인아
한 손에 행복 보자기, 또 한 손에 먹을거리 싸들고
가벼운 까치 발걸음을 딛어야 할 터인데
어이해 허공을 휘 젖으며
가느다란 나뭇가지는
왜? 들고 땅을 치느뇨?
어~ 으~어 휘!
어~ 으~어 휘!
등에 파묻힌 어린아이
세태의 춤바람에 삐삐한 고개 덜렁 나와
젖혀진 채, 숨죽었나니
묻을 땅 없어
숨을 아궁이 없어
자네 등에 업고 자식 꼭꼭 감추었구려.
누덕누덕
기운 포대기,
설움 바느질에 가슴 찢어 꿰매었구려.
손마디 마디에 바늘 찔려
눈물로 혈 꽃 수 놓으니
어진 모정 하늘의 구름 되는 구나.
그려, 그려
거닐어라 논길이면 어떻고 들판이면 어떠랴.
회색빛 맴도는 메마른 사이로 아니 가면 될 터,
그려, 그려
어~여 실컷 우시게나.
자네 가슴에 풀이 돋아나면
한 맺힌 꽃봉오리 눈물 달라 때 쓸 터니
나뭇가지 부러지면
십자가 만들어 세상 묘에
비석이라도 만들구려!
詩/ 朴 基 竣
* 가장이 죽고난후 가난에 몸부림 쳐보지만 소외당하기만 하던 여인이
빈곤에 죽은 자식 업고 이상의 세계로 입문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 모임후 이글을 올리게 됨을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추천4
댓글목록
임혜원님의 댓글
![no_profile](http://sisamundan.co.kr/gnuboard/img/no_profile.gif)
가슴찢어 꿰맨 포대기,, 제 가슴이 아파오네요^^*
박기준시인님,, 모임후에면 어떻고 모임전이면 어떻데요 ㅎㅎㅎ
잘계시지요? *^^*
이선형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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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타래에서 설움을 풀어내시는 절절함을 봅니다.
추후에 만나 뵙기를...
양남하님의 댓글
![no_profile](http://sisamundan.co.kr/gnuboard/img/no_profile.gif)
"묻을 땅 없어 /숨을 아궁이 없어 /자네 등에 업고 자식 꼭꼭 감추었구려. //누덕누덕 /기운 포대기,/설움 바느질에 가슴 찢어 꿰매었구려."
사슴이 뭉클하네요. 잘 감상했습니다.
겸손해 하시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건강하시고 건필하세요.
강연옥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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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숨이 절로 나오더니 공중으로 오르지 못하고 땅으로 내려옵니다.
찢어 꿰메논 가슴이 다시 찢어지는 아픔이 느껴집니다.
박기준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sk/sk101sk.gif)
임혜원시인님,이선형시인님,양남하시인님,강연옥시인님, 감사드립니다.
훌륭하신 선배님들 뵈옵고 행복의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영광이었으며 제게 큰 축복이었습니다.
첫 마음, 첫 다짐을 지니며 선배님들께 존경을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