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살(蒸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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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2,459회 작성일 2005-08-31 12:11본문
날 낳으신 부모는 멀리 떠나 만날 수 없고
강화도 바닷물은 철석이며 서럽기만 하구나.
아직은 엄마 아빠의 귀염을 받고 싶어요.
투정 부리며 심술궂게 놀고 싶어요.
그리운 엄마, 사랑하는 아빠는 어디 계신가요?
어찌하여 나는 외딴 섬에 갇혀야 하나요?
나도 여뉘 친구들과 함께 뛰놀고 싶어요.
오늘 따라 방안에 가둬 놓은 당신들은 누굽니까?
발버둥치고 소리 질러도 열리지 않는 문...
방에는 더운 열기가 가득해 숨이 막혀 온다.
방 바닥은 불처럼 뜨거워 서지도 앉지도 못한다.
떼굴떼굴 구르며 어쩔줄 모르는 눈물 범벅의 얼굴...
숨 막히고 너무 뜨거워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문 열라 소리 치고 가슴 찢는 울음 운다.
제발 아궁이 불을 꺼다오 비명을 지른다.
기척없는 밖엔 둔탁한 시간만 무겁게 흐르고
고요한 세상은 침묵의 시위를 한다.
증살!
400년전 소북 대북파의 다툼으로
무참히 죽어간 아홉살 영창대군...
가슴이 미어저 가엾은 죽음에 눈물이 난다.
추천11
댓글목록
고은영님의 댓글
고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역사의 단편적 비극앞에는 할 말이 없슴입니다.
양남하님의 댓글
양남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 나라 비극역사의 단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외침을 천회에 가깝게 받고도 정신차리지 못했던 것은 아닌지요?
생각하면 할 수록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