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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깊은 눈물 속으로 - 시 . 이외수 / 낭송 . 김화순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김화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2,533회 작성일 2008-11-05 19:03

본문

더 깊은 눈물 속으로

시 이외수
낭송 김화순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비로소 내 가슴에 박혀 있는
모난 돌들이 보인다

결국 슬프고
외로운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라고
흩날리는 물보라에 날개 적시며
갈매기 한 마리
지워진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파도는 목놓아 울부짖는데
시간이 거대한 시체로
백사장에 누워 있다

부끄럽다
나는 왜 하찮은 일에도
쓰라린 상처를 입고
막다른 골목에서
쓰러져 울고 있었던가

그만 잊어야겠다
지나간 날들은 비록 억울하고
비참했지만
이제 뒤돌아보지 말아야겠다

누가 뭐라고 해도
저 거대한 바다에는 분명
내가 흘린 눈물도 몇 방울

그때의 순순한 아픔 그대로
간직되어 있나니
이런 날은 견딜 수 없는 몸살로
출렁거리나니


그만 잊어야겠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우리들의 인연은 아직 다 하지 않았는데
죽은 시간이 해체되고 있다

더 깊은 눈물 속으로
더 깊은 눈물 속으로
그대의 모습도 해체되고 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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