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新婦 너의 神父 書簡文<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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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1,923회 작성일 2007-11-27 12:12본문
푸른 산 아래 바닷가에서 왜 각기 다른 영혼이 묻어난 파도를 맞고 밀려오는 더 두꺼운 영
혼 묻은 파도를 맞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계속 서서 파도를 뒤집어쓰는 당신이 가련합니다.
당신은 여러 파도를 얼굴에 덮고 하나의 하얀 미사포처럼 머리에 면사포 쓰고 한 번 만 있
으면 좋을 결혼식에 성당으로 들어가야 하지만 나는 사제서품 받고 새 사제 학교에서 나와
다음 주 화요일 첫 부임지 약현 성당으로 가야만 합니다. 나를 신랑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30년 어렵게 키우신 어머니의 눈물이 보입니다. 소신학교에 들어가지 싫어하는 나를 어머니
는 눈물로 달래고 어르시며 하얀 비단길을 깔아 놓으셨습니다. 이제 당신은 나의 新婦가 아
니지만 나는 당시의 神父입니다. 대신학교에서 베개 머리에 눈물 묻고 찬바람 불러오는 교
정에 나와 밤하늘 쳐다보고 다시 방에 들어가 하지(下肢)의 흔들림에 참지 못하고 다시 나
와 바라 본 하늘에서는 전에 보이지 않던 둥근 달이 보였습니다. 당신의 검은 두 눈과 움푹
파인 볼 자국이 달에 어려 베개 머리 눈물 마르기전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달이 움직여 고
개 돌리고 머리 들고 바라보아도 당신은 나의 新婦가 아닙니다. 당신은 어머니 보다 짧은
눈물 흘리는 여인입니다. 왜 당신의 음성을 들려주어 마음을 흔들어 났나요. 나는 하느님과
결혼한 사람입니다. 나는 알아요. 당신이 바닷가에서 여러 조각난 파도를 뒤집어쓰고 즐거
워한 모습을 알고 있답니다. 이제는 하나의 파도를 쳐다보고 유리조각 널려있는 백사장 바
닷가를 빠져 나오세요. 보지 못한 얼굴이라고 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얼굴을 보았
어요. 눈가 밑에 검은 화장 자국 있는 가을 햇빛에 숨은 영혼이 깃든 얼굴을 보고 말았답니
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을 신학교 앞 혜화서점에서 보고 말았지요. 당신은 ‘영혼이 깃든 그대
에게 보내는 육체의 향기’를 들고 있었지요. 나는 슬퍼했답니다. 나에게는 영혼이 있지만 육
체의 향기가 몸에서 배어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의 몸에서는 로만 칼라의 순결과 온 몸
위아래에 걸쳐 33개 앞 단추 달린 수단(soutane)의 검은 향기만 맡을 수 있는 사람에게 만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지금도 당신 책상에 ‘오늘은 울지 않을 거야’ 당신이 손수 쓴 글씨가 붙여있나요.
겨울방학 맞이하여 삼청동 집에 왔을 때 바로 옆집 당신 어머니 점심 초대에 내가 격자 창살문 열고
들어가 본 문구입니다. 그날 어머니는 몹시도 불편해 하셨어요. 내가 당신을 만나는 것에 대해
어머니는 매우 불안해 하셨지요. 혹시나 내가 분심이 들어 신학교 생활에 차질을 빗을까 걱정하시곤
한 것을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겨울방학 끝나고 신학교에 돌아와 나도 ‘오늘은 울지 않을 거야’
문구를 써서 붙였다 때곤 하였답니다. 흔들리는 종이의 울림이 마음으로 전해와 오후 두 시간의 묵상
시간에 두 눈 감은 눈을 여러 번 뜨고 나무 십자가를 뚫어지게 쳐다 보곤 했습니다. 나는 알아요.
내 영혼 순수한 마음의 화살이 비 오는 날 함께 쓴 우산 속에서 당신 왼쪽 가슴의 푸근한 눌림 속
떨림에 박혀 들어가 보라색 벙어리장갑을 그대 생일에 선물한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내 오른쪽 어깨에 전해진 부드러운 푹신한 감촉 잊으려 무던히 애쓴 목에 두른 영대(靈臺)의
흔들림이 있습니다. 이제 이틀 밤 그대 멀리하고 자면 첫 부임지 약현 성당에서 일요일
11시에 첫 미사가 있습니다. 부탁이에요 오지 말아주세요 제 잘못 인가요. 신부 교수님에게 들이는
부제(副祭) 기간 중 마지막 고백성사에 고백하지 못한 그대에 대한 마음의 흔들림이 이다지 깊었다면
마지막 순간 하느님의 棺에 수의 대신 수단(soutane)입고 들어가는 것처럼 검은 마음 뒤 집어 쓰겠습니다.
새벽 마다 전화도 하지 마세요. 새벽에 걸려오는 전화는 별빛 떨어지는 눈물의 性愛입니다.
그러나 잊지 못하지요 아침에 걸려오는 전화 목소리는 아침 햇살의 영혼 묻어난 달빛 이라고
그대가 서울대학교 법대에 합격한 소식 전하며 왜 서울대학교는 신학과가 없냐고 불평한
그대 목소리 뒤로 하고 애원합니다. 저를 잊어주세요. 나도 잊어려고 밤하늘 달 품에 안겠습니다.
어머니가 내가 神父가 됐다고 신자 분들 앞에서 귀엽게 뻐기시는 모습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혼 묻은 파도를 맞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계속 서서 파도를 뒤집어쓰는 당신이 가련합니다.
당신은 여러 파도를 얼굴에 덮고 하나의 하얀 미사포처럼 머리에 면사포 쓰고 한 번 만 있
으면 좋을 결혼식에 성당으로 들어가야 하지만 나는 사제서품 받고 새 사제 학교에서 나와
다음 주 화요일 첫 부임지 약현 성당으로 가야만 합니다. 나를 신랑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30년 어렵게 키우신 어머니의 눈물이 보입니다. 소신학교에 들어가지 싫어하는 나를 어머니
는 눈물로 달래고 어르시며 하얀 비단길을 깔아 놓으셨습니다. 이제 당신은 나의 新婦가 아
니지만 나는 당시의 神父입니다. 대신학교에서 베개 머리에 눈물 묻고 찬바람 불러오는 교
정에 나와 밤하늘 쳐다보고 다시 방에 들어가 하지(下肢)의 흔들림에 참지 못하고 다시 나
와 바라 본 하늘에서는 전에 보이지 않던 둥근 달이 보였습니다. 당신의 검은 두 눈과 움푹
파인 볼 자국이 달에 어려 베개 머리 눈물 마르기전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달이 움직여 고
개 돌리고 머리 들고 바라보아도 당신은 나의 新婦가 아닙니다. 당신은 어머니 보다 짧은
눈물 흘리는 여인입니다. 왜 당신의 음성을 들려주어 마음을 흔들어 났나요. 나는 하느님과
결혼한 사람입니다. 나는 알아요. 당신이 바닷가에서 여러 조각난 파도를 뒤집어쓰고 즐거
워한 모습을 알고 있답니다. 이제는 하나의 파도를 쳐다보고 유리조각 널려있는 백사장 바
닷가를 빠져 나오세요. 보지 못한 얼굴이라고 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얼굴을 보았
어요. 눈가 밑에 검은 화장 자국 있는 가을 햇빛에 숨은 영혼이 깃든 얼굴을 보고 말았답니
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을 신학교 앞 혜화서점에서 보고 말았지요. 당신은 ‘영혼이 깃든 그대
에게 보내는 육체의 향기’를 들고 있었지요. 나는 슬퍼했답니다. 나에게는 영혼이 있지만 육
체의 향기가 몸에서 배어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의 몸에서는 로만 칼라의 순결과 온 몸
위아래에 걸쳐 33개 앞 단추 달린 수단(soutane)의 검은 향기만 맡을 수 있는 사람에게 만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지금도 당신 책상에 ‘오늘은 울지 않을 거야’ 당신이 손수 쓴 글씨가 붙여있나요.
겨울방학 맞이하여 삼청동 집에 왔을 때 바로 옆집 당신 어머니 점심 초대에 내가 격자 창살문 열고
들어가 본 문구입니다. 그날 어머니는 몹시도 불편해 하셨어요. 내가 당신을 만나는 것에 대해
어머니는 매우 불안해 하셨지요. 혹시나 내가 분심이 들어 신학교 생활에 차질을 빗을까 걱정하시곤
한 것을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겨울방학 끝나고 신학교에 돌아와 나도 ‘오늘은 울지 않을 거야’
문구를 써서 붙였다 때곤 하였답니다. 흔들리는 종이의 울림이 마음으로 전해와 오후 두 시간의 묵상
시간에 두 눈 감은 눈을 여러 번 뜨고 나무 십자가를 뚫어지게 쳐다 보곤 했습니다. 나는 알아요.
내 영혼 순수한 마음의 화살이 비 오는 날 함께 쓴 우산 속에서 당신 왼쪽 가슴의 푸근한 눌림 속
떨림에 박혀 들어가 보라색 벙어리장갑을 그대 생일에 선물한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내 오른쪽 어깨에 전해진 부드러운 푹신한 감촉 잊으려 무던히 애쓴 목에 두른 영대(靈臺)의
흔들림이 있습니다. 이제 이틀 밤 그대 멀리하고 자면 첫 부임지 약현 성당에서 일요일
11시에 첫 미사가 있습니다. 부탁이에요 오지 말아주세요 제 잘못 인가요. 신부 교수님에게 들이는
부제(副祭) 기간 중 마지막 고백성사에 고백하지 못한 그대에 대한 마음의 흔들림이 이다지 깊었다면
마지막 순간 하느님의 棺에 수의 대신 수단(soutane)입고 들어가는 것처럼 검은 마음 뒤 집어 쓰겠습니다.
새벽 마다 전화도 하지 마세요. 새벽에 걸려오는 전화는 별빛 떨어지는 눈물의 性愛입니다.
그러나 잊지 못하지요 아침에 걸려오는 전화 목소리는 아침 햇살의 영혼 묻어난 달빛 이라고
그대가 서울대학교 법대에 합격한 소식 전하며 왜 서울대학교는 신학과가 없냐고 불평한
그대 목소리 뒤로 하고 애원합니다. 저를 잊어주세요. 나도 잊어려고 밤하늘 달 품에 안겠습니다.
어머니가 내가 神父가 됐다고 신자 분들 앞에서 귀엽게 뻐기시는 모습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추천6
댓글목록
김영배님의 댓글
김영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답고 고귀한글에 잠시머물다
숙고하고갑니다,,,,감사합니다,,,,
김성재님의 댓글
김성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늘 실험적인 시에 감탄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신부님이 되어가는 여정에
묻어나는 인간적인 희노애락이 평화롭게 그려진 서간문 형태의
이 시인님의 시 -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최애자님의 댓글
최애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남자는 사랑 보다 이상을 쫓는다죠?
슬픈 일이지만
뜻한 곳으로 간 그 신부님은
훌륭한 신부심이 되셨을듯....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아름다운 주신글 즐감하고 갑니다.
방정민님의 댓글
방정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솔직히 시가 길어서 자꾸 내용을 까먹네요...;;
어쨌든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실험적이면서 산문적인 느낌이 좋습니다.
그 신부가 이 신부인 것도...배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