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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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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2,083회 작성일 2012-02-01 13:51

본문

눈 오는 날/鞍山백원기

펄펄 눈이 내리면  눈 속에 파묻혀서
북녘 땅 중강진에 사는 것 같고
시베리아 베르호얀스크에 사는 것 같다

눈 속에 묻히고 나면
뒤뜰 김치 광에서 김치, 동치미 꺼내시던
어머니의 웃으시던 얼굴이 생각나고
살던 동네 고갯길에서
대나무 스키 타던 생각에 땀이 난다

눈 오는 날엔 텐트 치고 야영하던 생각
눈 굴을 뚫고 놀던 재미난 고샅길에
거꾸로 난 고무신 발자국 따라가면
도둑이 왔다 간 자리라 수런대던 어른들

눈 내리는 날엔 묻어 놓은 동심이 새어 나오고
잊었던 이야기 스미어 나와
내 마음 촉촉이 적셔줘
포근한 옛 이불 덮고 잠들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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