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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게 너무 이쁜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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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한미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1,356회 작성일 2007-10-28 11:38

본문

여행용 가방을 끌고 분홍색 모자와  청바지를 입고,
호텔 프론트에서 체크인을 하는 여인처럼 그녀는 병원입원 수속을 밟고 있었다.
긴 머리에서는 이른 사과향이 물신 풍긴다.
병실을 배정 받은 그녀는 골프 한 게임만 끝나면 집에 갈 요량으로 살랑살랑 가볍게 들어선다.
뒷모습을 바라보는 난 맘이 두근거리고 눈에 이슬이 맺힌다.

환자 옷으로 갈아입은 순간부터 그렇게 예쁜 그녀는 환자가 되어간다.
검사에 검사를 거듭하고 그녀를 불러 가슴과 배에 그림을 그리고
그녀는 웃으면서 “내 몸이 내 몸이 아니야 웬 그림을 이렇게 많이 그리는지?” 라고 질문을 한다.
두렵고 무섭고 떨리는 것은 그녀를 지켜보는 나뿐이다.
그 그림들은 내일 수술실에서 다 도려 낼 부분이다.
삐쩍 마른 그녀의 배를 의사는 만져보면서 넘 작다고, 좀 부족하다고, 혼자서 고개를 갸우뚱한다.
키 162에 몸무게 44키로가 될까 말까 한다,

그녀를 내가 원장으로서 너무 힘들게 한 것은 아닌지
자책하는 나를 도리어 위로하며 의사와 농담을 주고받는다.
난 가슴이 조여들고 숨이 가빠진다.
안쓰럽고, 그 웃음이 서글퍼서
팔뚝에 여러 개의 팔찌를 끼운다.
환자의 이름과 나이, 그리고 병명, 그리고 혈관보호, 두 팔 전부에 끼운다.
이왕이면 금팔찌를 끼워주지, 팔찌 하나도 안하고 왔는데 참 좋은 병원이네“
그러면서 간호사에게 가볍게 웃는다.
다음날 7시 30분에 수술실로 들어간다. 긴 침대가 누워있는 환자를 굴러서 데리고 간다.
“ 나 잘 하고 나올게, 난 잠을 자면 되겠지, 좀 있다 봐?
웃으면서 손을 내민다. 8시 10분에 마취에 들어가서 수술이 시작되고
회복실에서 나오는 시간이 밤 10시 30분 열 두 시간 수술을 한다는
의사선생님들이 예상을 다 채우고  나왔다.
기다리는 우리는 바싹바싹 몸도 마음도 타 들어갔다.
자신의 일상에서 하루를 보낸 사람들은 밤이 되어서 병원으로 돌아왔고,
그녀는 깨어났다.
어딘가가 불편한 모양이다.
팔은 침대에 묶어났고, 몸은 똑 바로 눕혀놓지도 못 한다.요람 속처럼 굽어 놓았다.
잘라낸 배가 똑바로 펴면 터지나 보다. 그녀는 중얼중얼 몸의 불편을 여기저기 말한다.
그저 얼굴을, 손을, 발을, 만져만 준다.
서너 시간을 잠을 재우지 말고 계속 말을 시키면서, 깨워 있게 하라고 한다.
나와 그녀의 남편은 침대 주변에 서서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안타깝고, 안쓰럽고, 대견한 그녀만 바라본다.
깨어나면서 혼자서 구구단, 더하기도, 영어단어도 생각해 봤다고 그러면서 살짝 웃는다.
‘너 혼자서 하는 셈이 맞는 줄 어떻게 아니? “
2더하기 2는 사 쟎아 그녀가 말한다.
“ 그래그래 장하다. 너 정말 대단해” 다시 두 시간이 흐르고
그녀의 남편은 내일 직장에 가야하고, 딸들을 보살펴 줘야하기에, 집으로 간다.
“ 당신은 정말 결정적일 때 참 강해 정말 고생했어, 이젠 다 끝났어! 잘 자 낼 보자”
라고 말하면서 손을 잡는다.
“ 그래 당신도 수고했어, 고맙고, 나 멀리 못 나가”
“ 그래 너 멀리 못 나가, 참나”
어이가 없어 모두 웃는다.

그녀는 유방암 이였다. 유방절제수술을 하면서 복원까지 했다.
" 암에 좋다는 식품만 먹었는데, 아마, 암이 좋아하는 식품이였나봐“ 라고 말하며  웃는다.
이틀 금식을 더 했고, 몸엔 주렁주렁 링켈 주사바늘이 달려있다.
금식을 하는 환자 옆에서 난 미역국을 사와서 밥을 먹었다.
“ 미안해, 너 굶는데 나만 먹어서”
“ 고맙지! 냄새라도 맡게 해 줘서”
“에고! 이쁜 것”

시간은 흘러갔고 상처는 시간 따라서 아물러 거의 10년 전 이야기
대학 후배였던 그녀는 나를 항상 따랐고, 같이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
교육원을 같이 운영했는데,암이 우리 둘 사이를 가로놓았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동시에 혼자만의 우울이
다가올 것이란 생각에 잘 있기만을 기도했다.
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하고,
우울과 상실을 잘 극복해서,
이렇게 이쁜 그녀가
10월 23일 화요일 점심시간에 우리 교실에 찾아왔다.
여전히 사과향을 풍기며, 같이 점심을 먹으며 그동안의
투병생활을 담담히 들려준다.
"이젠 스트레스 받지 말아야지!" 하는 그녀를 보며
우리에게 주어지는  모든 상황들은 한 낱 덤임을 , 
소풍 온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는 그림을 그려본다.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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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대연

10여년만의 해후를 하시게 되는군요.
각별한 인연에 각별한 우정을 나누었던 선후배 사이의 다가올 만남이
서로에게서 기대한 수준이상의 수준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목원진

귀여운 후배가
암과 싸워 이긴 여사가
강산도 변하는 세월에도
예쁜 정 감싸 안고 오시는군요.
수술 후 5년 생존, 다시 헤아려 10년,
생존하셨으니, 그임은 물론 그 낭군과 가족님들에
지켜보시고 보살피고 힘주시고 아주 많이 사랑하여
주쎴으리라 상상이 갑니다. 그 보람 있어 그 예쁘신 후배를
10월 22일 만나시는군요, 그 후의 정다운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강동의 글 잘 보았습니다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녀를 만나기 전
그녀에게 허락을 안 받고 글을 올린 것 같아.
장대연시인님, 목원진시인님께서 귀한 글을 달아 주셨는데
그 글을 제가 옮겨놓고 삭제했어요.
그녀에게 이 글을 보여주고 올려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나서
이렇게 글을 다시 올립니다.
----
항상 지켜봐 주시는 동인님들께 이 좋은 가을의 시간을 드립니다

법문 박태원님의 댓글

법문 박태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큰 종양 수술을 앞두고 두 분의 친숙하고 위트있는 대화가
인상으로 남는군요. 제거하는데 성공하였으니 다행입니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쁜만큼  글을  예쁘게 쓰는건  아니지요?
ㅎㅎㅎㅎ
전번  기행문도  좀  쓰실  일이지.....
아름다운  사연  아름다운  글로 표현  하시니
제  마음도  아름다워  집니다.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글을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지웠다가 다시 올리신 거군요.
자매같은 우정이 부럽습니다.
오래된 친구는 정말 자매보다 더 잘 통하는거지만요.
아름다운 우정의 드라마 한편, 행복하게 감상하고 갑니다.
늘 사랑을 나누어 주시는 시인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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