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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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한미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1,192회 작성일 2008-01-29 02:39본문
한미혜
이 술집 저 술집을 넘나들며
하얀 술통을 배달한다.
그의 자전거에는 술찌꺼기가
세월의 흔적처럼 더덕더덕 붙어있다
코막으며 지나가는 학교후문앞
학생들 사이로 귀하게 얻은 아들
공부하는 모습 지켜보다
결국은 한 소리를 듣는다.
아버지 내일부터는 학교 오셔도 돼요
친구 아버지도 배 나왔던데요 뭘
항상 엉덩이에 휴지를 깔고
다니느라 질퍽한 바지를 추켜올리며
약대에 들어간 딸 자랑을 늘어놓는다
면허없이 주사 한 번 잘 못놓은 한을 풀어준
딸의 자격증이 고시패스한 사위 본 덕분에 장농에서 펄럭인다
주검으로 누워있을 때도 자격증은 깃발처럼 흔들린다
그의 절망을 지탱해 준
술통을 아들입에 부어주며
그렇게 말없이 누워있다
온 동네에서 한탁주로 불리운 채
댓글목록
윤시명님의 댓글
윤시명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아 제가 쓴 엿장수의 아들보다 더 깊은 향이 느껴집니다. 늘 같이 속삭이는 즐거움이 있는 한미혜 선생님의 마음에 살짝 앉아봅니다. 그리움이 생기네요...
고윤석님의 댓글
고윤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아버지의 정을 듬뿍 느끼고 갑니다..父情의 마음 너무 좋습니다..좋은 하루 되세요..
김성재님의 댓글
김성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신의 생을 자녀를 위해 희생하는 한국의 부모들...
늘 가슴을 저리게 해요.
넉넉하다면 희생할 필요가 없으련만...
즐거운 하루 되세요, 시인선생님.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탁주, ㅎㅎㅎ
제 얘기인 줄 알았네요.
제가 양조장집 아들 이었지요,ㅎㅎ
찐 한 부정이 부럽게 느껴 지네요.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의 절망을 지탱해 준
술통을 아들입에 부어주며
그렇게 말없이 누워있다
온 동네에서 한탁주로 불리운 채 "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전거 폐달 힘껏 밟은 때 마다 자전거 뒷 좌석에서 흔들리는 술통의 막걸리가
巨步酒 향한 신성한 아버지의 얼굴에 울림을 더해줍니다. 아버지의 든든한 두
다리는 아들과 딸에게 큰 힘을 보태주시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한탁주` 잘 감상하였습니다. 시인님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