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초

                                     김혜련

나는 억울하다

이 나라에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나야말로 성실 납부자다

죽을 힘 다해 아이도 많이 낳은

다자녀 가구의 애국자 가장이다

와온리 선착장에서 주운 광고지처럼

세상 어디에 가두어 놓아도

하얀 꽃 뭉게뭉게 피우며

대대손손 자손번창하며

살아갈 자신 있는 사람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세금

한 푼도 체납한 적 없고

서둘러 챙겨 온 햇빛 한 줌

안 받아도 좋다

백 년 전 철도 건설 당시

철도 침목에 인신매매 당해

들어온 나를

개망초라는 서러운 이름으로

왜 물고 뜯는지 억울해서 나는

오늘밤도 뜬눈으로 지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