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 부부

                                               김혜련

설익은 봄이 엉덩이를 흔들고 오는

순천만국가정원에서

그들 부부를 만나 러브스토리를 듣네

아직은 살풍경한 겨울바람이

신발 밑창에 문신처럼 서걱거리는데

꽃단장한 그들 부부 성급한 상춘객 맞이에

입이 귀에 걸려 있네

이탈리아 지중해 연안에서 온 아내 크로커스

유난히 어울리는 노란 앞치마에

수줍은 미소 살포시 감추고

능수매 씨 만나 아들딸 열둘이나 둔

결혼 9년차 살림고수가 되었네

천생 선비인 남편 능수매 씨는

국적이 다른 아내 크로커스를 만나

포도 알처럼 많은 다름을 수용하고

추위 가시지 않은 이른 봄 개화하고

위장 장애 완화에 효능이 있다는 닮은 점을 발견하고

만사 제쳐둔 열렬한 구애 끝에

2013년 국제결혼에 성공하여

9년차 다둥이 가족으로 알콩달콩 사랑하며

이른 봄 순천만국가정원 상춘객 맞이에

아내와 손잡고 콧노래 흥얼거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