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1월호 발표작 <엄니의 부지깽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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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조소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731회 작성일 2017-07-31 15:13본문
엄니의 부지깽이
조소영
나물 부지깽이만 부지깽이가 아님을 안다
한 시절 훈육의 연장이면서 엄니의 한풀이를 듣고
부엌살림과 희로애락을 같이 했던
이목이었다는 것을 안다
가마솥에 밥을 지을 수 있음도
삭정이도 아닌 몸으로
불에 데는 아픔을 견뎌야만 했던 몸이었다는 것을
불을 살리고 죽이기를
불 조절을 전담했던 몸이었다는 것을 안다
밥 끓어 넘치고 뜸 드는 소리에 가슴 달그닥거렸던 시절,
소죽 끓는 애달픈 노랫가락이 스민 지휘자,
피카소가 되기도 했다는 것을
때론, 지나는 이에 이정표 수신호가 되어
그때의 어르신의 흐뭇함으로 기억한다
눈코 뜰 새 없던 추수의 계절,
순돌이도 덩달아 뛰고
콩 털던 그가 도리깨질로 바빴다는 것을 안다
묵을 쑤고 쩡쩡 얼어붙은 겨울 엿을 고고
음력 섣달그믐, 명절 준비로 처마 끝까지도 바빴을 시절
안 쓰는 방에 군불을 지피고
뒤란, 솥뚜껑에 누름적 부칠 때도
얼마나 분주했을지 엄니의 머리에 쓴 하얀 수건이
그을린 기록으로 말해주듯 그를 보다 검게 탔을 엄니의
속과 애씀이 분신처럼 닮아있음을 느낀다
어느새 새해의 해는 정지문 앞에 와 있고
그 시절 아궁이는 활활 그리움으로 타고 있는데
엄니의 부지깽이는 약해질 때로 약해진
내 영혼에 종아리를 철썩철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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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경숙님의 댓글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살아 계실때에는 항상 저희곁에 머물 줄 알았지요
떠나보면 안다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또한 엄니의 후예들인걸요
잘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조소영님의 댓글
조소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경숙 선생님
댓글 감사드려요
더운날 건강하세요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월의 파고를 견뎌낸 지팡이처럼, 점점 짧아만 지는 부찌갱이의 추억이
어머니의 주름진 생으로 가득 담겼네요. 엄니의 머리에 쓴 하얀 수건이 해질녘이면
검게 그을린 부뚜막과 그 막대기처럼 하루의 생으로 기록되는 것이지요
지난 시절,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 아궁이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소영님의 댓글
조소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석범 선생님
멋진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