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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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어온다

나무 가지는 춤을 추고

장대에 매달린 깃발

온몸이 부서져라

울부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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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가야 하는 길은

어둠이 스며오고

귓볼은 얼얼한 채

수도원 언덕에 오르지만

새어 나오는 불빛 차갑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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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속 큰 별 하나 떨고 있는데

어쩌다 만난 가로등 불빛에

그림자 하나 수사修士가 되어

오늘을 참회하고 있다

강원문학 52집(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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