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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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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雁路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2,664회 작성일 2005-06-22 19:54

본문

아버님 기제를 지내고 사랑채 뒷켠으로 나왔다.자정을 넘긴 이 작은 헛간은 늘 어둠보다는 더 어두컴컴하다.

담벼락에 기댄 사다리 쟁기 괭이 곰배 수군포 소시랭이,맨바닥에 마늘쪼가리 널린 삼태기 눈뜬 감자 굴러다니는 둥기미 오줌추마리 재무덤 옆에 누운 곡괭이, 맞은 담벼락에 걸린 얼기미 광주리 소구리  망태 치,천정 실겅에 도리깨 까꾸리 장대 아직 새끄댕이 둘둘 말린 묵은 대빗자루.

역사는 얼마나 오래 갈 것인가.

보릿고개 가난을 갈아엎고 풍요를 일구던 연장들이 고스란히 한 자리에 모여, 떠난지 오랜 주인을 아직도 기다리는구나.어쩌면 옛주인 이곳을 들러 때묻은 연장들을 하나하나 손보고 있을 지도 모를 지금,골동품처럼 잘 정돈된 헛간.
<<<>>>

*습작노트(사투리)

*곰배:고무래
*수군포:삽
*소시랭이:쇠스랑
*둥기미:둥구미
*오줌추마리:오줌장군
*얼기미:눈금 굵은 체
*치:키
*실겅:시렁
*까꾸리:갈쿠리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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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양남하님의 댓글

no_profile 양남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보릿고개 가난을 갈아엎고 풍요를 일구던 연장들이 고스란히 한 자리에 모여, 떠난지 오랜 주인을 아직도 기다리는구나"에서 옛 생각이 납니다.
그래서 "황금 들녘, 보리"란 재목으로 시를 만들어 월요일날 올려보겠습니다.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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