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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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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화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2,338회 작성일 2007-02-25 15:25

본문

제목 : 일기장

              글 / 김화순

 

일기장하면 비밀이란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지나간 일기장을 읽어보면 별것도 아닌데 그땐 무슨 중요한 비밀인양 일기장에 열쇠를하고 아무도 모르게 일기장을 보관했던 학창시절이  빛바랜 추억으로 아련하게 피어오른다.

 

봄방학도 했고, 신학기도 있기에 대청소를 할 생각으로 큰 아이방 먼저 청소하기로 마음먹고 실행에 옮겼다.

사내아이치곤 그정도면 깨끗하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형편없이 어수선하다.

 

늘 그랬듯이 책상 주변엔 문학책과 노트, 그리고 문제집, 안경집, 핸드폰, 녹음기 이루 셀 수 을 정도로

갈곳을 잃은 물건들이 너저븐하게 뒹둘고 있었다.

정리를 하면서 책상밑으로 옮겨가는데 어두 침침한 곳에 먼지를 뒤집어쓴채 애처롭고 안쓰러운 모습으로 구조요청을

하는 묵직한 노트 한묶음이 내 시선을  간절히 원하는것 같아 차마 뿌리칠수가 없었다.

무엇인가 먼지를 툭 털어내며  펼쳐 보니까 큰아이가 초등학교때 썼던 일기장들이였다.

 

초등 저학년때까지만해도 아이의 일기장을 볼수 있었기에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또 어떤 고민을하는지

무슨일이 있었는지를  알수 있었으나 어느때부터인가 일기장이 내 시선에서 사라지기 시작한것은 초등5, 6학년부터 였으며

그때부터 아이랑 나는 보이지 않는 비밀이 생기기 시작했던 같다.

아들 초등학교시절의 일기장을 본다는게 왠지 미안하기도 하지만, 몰래 남의 비밀 일기장을 훔쳐 본다는 두근거림과 설레임이

교차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내 손은 빠른 손놀림으로  아이의 일기장을 주르륵 넘기고 있었다.

죽~ 넘기는데 "  지울수 있으면 오늘을 확 지우고 싶다 "  란 제목이 나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무엇인가 하며 읽어 내려 가기 시작했는데 그 내용을 읽다보니 내 기억속에서 꺼내어 달라고 고개를 살며시든다.

 

그당시 작은아이는 초등학교 갓 입학한 일주일도 안된  학교 교칙도 모르는 철부지 코흘리게 1학년 학생이였고,

큰아이는 같은학교 5학년에 재학중이였다.

작은 아들이 워낙 사고 뭉치에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탁구공 같은 아이라서 별명이 움직이는 핵폭탄이였다

오늘도 탈없이 무사히 넘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긴장하며 작은 아이를 주시하면서 지내던 시절이였다.

그런던 와중에 작은 아이가 어이없는 사고를 치고 말았던 것이였다

 

작은아들이 학교 수업을 끝내고 집 현관을 들어서며 하는말

" 엄마, 형아 선생님 진짜 이쁘더라 "

" 네가 그걸 어떻게 아니?

" 응 오늘 형아 선생님 봤거든 "

' 그래 그랬군아 ' 하면서 그냥 그렇게 아무 의심없이 지나쳤다

수업 끝내고 오후에  돌아온 큰아이가 현관을 들어서며 하는 말

" 엄마, 민이 어디 있어요?

" 왜? 방에 있는데 "

" 야, 빨리 안나와  너 때문에 오늘 내가 챙피해서 죽는줄 알았단말야" 하면서 얼굴은 울그락 불그락 성난 야생말처럼

이방 저방 뛰어 다니며 작은 아이를 찾고 난리가 났다.

작은 아이가 내 뒤로 숨으며 하는 말

" 형아, 미안해 난, 정말 몰랐어.  형아가 공부하는줄 몰랐단 말야 한번만 봐줘 미안해 다음부터는 정말 안그럴께 응" 한다.

 

두 아이를 앉혀놓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용인즉

5교시 수업을 하는데 갑자기 교실 앞문이 벌컥 열리면서 작은아이가 씩씩하게 쿵쿵거리며 교실 교단으로 올라가서

" 형아 공부 빨리 끝내고 우리교실와 " 란  말만 남기고 인사도 없이 교실을 후다닥 나가 버렸다는 것이였다.

적어도 담임 선생님께 인사라도 했으면 덜 챙피했을텐데 인사도 없이 그냥 나가버렸다고 한다.

처음엔 선생님과 반 친구들이 놀라  고요함이 흐른뒤 나중엔 교실이 웃음바다가 되어 챙피해서 고개도 못들고 있는데

" 누구 동생이니? 집에가서 다음에 그런 행동하면 안되는거라고 말해라 " 하시면서 말씀하시는데 얼굴은 화끈 화끈

쥐구멍 찾느라 수업을 어떻게 받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며 분을 삭이지 못하고 울먹울먹 거린다.

" 민이 같은 동생을 둔 사람은 이 세상에 나 밖에 없을꺼야. 얼마나 챙피한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단말야 " 한다.

정말 안봐도 비디오처럼 눈에 선하다. 선생님과 반친구들이 얼마나 어이가 없었을지도 또한 우리 큰아들의 입장도.......

 

작은아이 말로는 친구들과 다툼이 있었는데 친구 형아에게 말해서 너 혼내준다고 해서 나도 형아 있다고 말했고

그럼 어디 있냐고 하니까 수업중인줄도 모르고 형아를 찾아가 그런 어이없는 행동을 과감하게 실행에 옮긴것이였다.

사실 작은 아이도 교실문을 벌컥 여는 순간 수업중일거라는 생각을 못했기에 너무 당황되어 무슨말을 하고 나왔는지도

기억이 없다고한다

동생이 몰라서 그런 행동을 한 것이니까 이번 한 번만 이해하고 넘어가기를 큰아이에게 권했다

" 친구들에게 가서 동생들에게 민이처럼 하라고 시켜봐, 그럼 민이처럼 할 동생은 아마 아무도 없을거야, 그치

너 같으면 시킨다고 하겠니?  그런 용감하고 조금은 엉뚱하지만 귀여운  동생있는 사람은 아마 너 밖에 없을껄 " 하니까

큰아이는 그래도 그런 동생은 정말 싫다고 한다.. 얼마나 챙피했으면 한명뿐인 동생을 그렇게 생각할까하면서 그날

그 순간 교실 풍경이 그림으로 그려진다.

작은아이는 다음엔 안그러겠다고 싹싹빌고 큰아이는 작은아이에게 이~그 하면서  그렇게 그 사건은 마무리 되었다.

 

자기도 남자라고 이쁜건 알아가지고 그런 정신없고 당황한 상태에서 볼건 다 보고 왔는지

" 엄마, 형아 선생님 정말 이쁘더라 " 하는데  왜 이렇게 웃음이 나오는지.............

신학기만되면 우리 작은 아들의 작은 해프닝이 생각날것 같다.

우리집 작은아이의 엉뚱하고 돌발적인 행동이 가끔은 가슴 쓸어내릴때도 있고  또 어떨때는 환한 미소 가득한  웃음보따리를 안겨줄때도 있다.

 

지금도 우리 작은아들의 돌발행동은 멈추지않고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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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손근호님의 댓글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살아오면서 읽어버린 것 중에 가장 가슴아파해 하는 것이. 바로 일기장입니다. 처음 일기를 적은 때가 18세였답니다.
일기가 차츰 짧아져 시가 되었는데. 군대 가기전 매년 한권의 일기장...저만의 시집을 23세까지 적었습니다. 그러나 인생세파를 통해 모두 읽어 버리고 말았답니다. 문득 저만의 그 당시의 일기장이 서럽게 떠오릅니다. ~~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작은 아들의 돌발행동... 귀엽습니다.
저도 어릴 때 일기장때문에 언니랑 싸웠던 기억이 있어요.. 선생님께서 읽어보시리라는 걸 짐작하곤 거짓말을 그럴 듯하게
썼었죠.. 그걸 훔쳐보곤 언니가 일기를 거짓으로 쓴다고 한참을 놀리더군요. 아마 울었을거예요..
얼마전엔 초등카페가 생겼다고 해서 잠시 들어가봤더니.. 저랑 한반했던 아이의 일기장이 스캔으로 올라와 있더군요..
근데 내용이 모두 당시 선생님께서 저를 표나게 편애하셨던 실랄한 비판이라 제가 지금도 미안하더군요..
지금까지 초등때의 일기장을 간직하고 있는, 당시의 저의 라이벌이었던 그 친구도 보통이 아닌거죠..
하여튼 일기장은 어딜가나 스캔들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자료가 아닌가 합니다.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민이 같은 동생을 둔 사람은 이 세상에 나 밖에 없을꺼야. 얼마나 챙피한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단말야 " 한다.
정말 안봐도 비디오처럼 눈에 선하다. 선생님과 반친구들이 얼마나 어이가 없었을지도 또한 우리 큰아들의 입장도.......
~엄마의 심정...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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