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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감독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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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032회 작성일 2018-08-19 21:04

본문

야자감독을 마치고

 

                             

                              김혜련

 

모든 선생님들이 퇴근한 밤

내 눈치를 살피며

자습이라는 가공할 이름의

공부를 흉내 내던 열여덟 살 아이들이

모두 하교한 밤

그들이 버리고 간 꿈이라는 이름의

쓰레기를 주워 쓰레기통에 맡기고

3층 계단을 내려와

홀로 교무실 문을 잠그며

문득 거울에 비친

낯선 여자와 눈이 마주쳐

무릎이 꺾이는 줄도 모를 만큼

기겁하고 말았다

아아! 어디서 본 듯한 그 여자

너무도 낯선 그 여자

너무도 낯익은 그 여자

축 처진 어깨 위로

지문인식기가 다가와

지극히 사무적으로 명령한다

김 선생, 이제 퇴근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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