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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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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938회 작성일 2019-09-26 12:21

본문

      붕어빵

              김경희

부전역 2번 출구
붕어빵 아저씨
오늘도 열심히 붕어를 낚는다
매일 같은 낚싯대
매일 같은 미끼로
쉴 새도 없이 낚아 올린다

붕어는 낚이는 순간
착한 붕어빵으로
환생하여
한 겨울  차가운 손
데워주는 손난로도 되어주고
허기진 퇴근길
공기빠진 배도 빵빵하게 불린다

이따금 내장이 불거져 나와
입술 언저리를 지져도
가쁜 숨 몰아 쉬며
제 길은 잘도 찾아 들어간다
일단 요기부터 하고 나서야
주위가 보인다

가족수 곱하기 몇 마리라는
수식에 익숙한 듯
망설임 없이 즉각 지불하고
봉지봉지 볼록하게
사들고 발걸음 재촉하는
사람들

먹고도 안 먹은 척
양보하는 미덕도 발휘하여
가족들에게 점수도 딴다

제물로 바쳐진 붕어빵은
몇 천원의 행복을
마음껏 누리라고
모든 것을 알고도
숨을 죽인 채 말이 없다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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