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향(懷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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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414회 작성일 2007-05-06 13:10본문
이 월란
나의 언어가 출렁이는 곳으로 가
파도이고 싶다
나의 언어가 휘날리는 곳으로 가
바람이고 싶다
나의 언어가 와글거리는 곳으로 가
무리가 되고 싶다
거기서
나처럼 생기지 않은 사람들을
때론 동경하면서
싫다고, 밉다고 싸우는
나처럼 생긴 그들의 이웃이고 싶다
나같이 생긴 사람들
틈으로 비집고 들어가
이름 없는 군중이 되어
그들을 미워하면서
그들과 함께 살고 싶다
2007.5.5
댓글목록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느곳에 오래 살아
제아무리 그곳의 말을
잘 구사 하여도
그러나 몰래 솟아오르는
길 들은 우리말이 하고 싶어
누구도 없는 강가에서
시원히 혼자 말하고
아!! 하고 외쳐 보기도 하였었습니다.
이월란 시인님의 "회향(懷鄕)"은
나 혼자만이 갖는
느낌이 아니었다는 것을
보고 다시 읽으면서,
정말로 그렀습니다!!!
동감과 공감대를 같이하는
오늘이었습니다.
외지의 사는 우리 한국인의 심경을
좋은 글 솔직한 고운 시어로 올려주시어
진한 고마움을 드리는 지금의 마음입니다.
좋은 하루시기를 바라면서...,감사합니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향이 그리워 지시나 봅니다.
무슨 말로 위로를 드려야 하나요.ㅎㅎ
그러나 시향으로 승화되는 아픔을 늘, 느끼고 있지요.
행복 하시기를 바라면서 .......
신정식님의 댓글
신정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월란 시인님 시는 어찌그리 시심이 깊고 아름다운지요.
이 시인님 고운 마음을 읽고 잠시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세요 ^^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고향의 투박한 말씨와 밉거나 말거나 서로 버성기며 살고파 하시는 이월란 시인님의 마음을 읽어 봅니다.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懷鄕하는 마음이 품어내는 향기가 이곳까지 풍겨오고 있습니다. 처음 이민가서 이 삼 년간은 향수병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이민 가신지 어언 20년을 맞이 하시지만 고향을 그리워 하시는 마음은 여전하신 것같습니다. 서울의 봄 밤은 향기로운 미풍이 불어와 맥주 파는 술집 앞에 겨우내 접어두었던 파라솔과 의자가 펼쳐져 술꾼들이 모여 앉아 왁자지껄 합니다.
2006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이윤설 시인님의 `불가리아 여인`을 옯겨놓습니다.
매일 창 여는 시간은 일정하지 않지만,
매일 창 여는 순간 일정하게 지나가는
이국의 여인
자줏빛 붉은 함박꽃 모직코트를 여며 입은 그 몸은 뚱뚱하나
검게 불 타는 흑발,
영롱한 흑요석의 눈동자
불가리아 여인, 이라 칭하기로 하자.
가 본 적 없는데도 그 여인 볼 때 마다
벽력처럼 외쳐지는
불가리아!
정염의 혀가 이글거리는
태양과 열정이
조합된
발음!
가혹하게 태질하는 칼바람을
움추려 깊이 찔러넣은
함박 핀 꽃은
불길하게도 피 붉어
하염없이 걷고 걸어도 불가리아 여인
하염없이 걷고 걸어도 내 창 앞 그 여인
어쩌다 여기에 와 있는 거죠,
겹쳐진 창문으로 지나가는 그 여인
부풀어 터질 듯 꽃 핀 몸,
흑요석 눈빛은 생각하겠지,
저 이방의 여인 코리아의 여인
창 속에 갇히 듯 노랗게 뜬 얼굴 부르쥔 손
왜 내가 자나가는 이 시간 마다 일정하게 창을 여는 걸까
어떤 이끌림이
그녀와 나의 눈동자 속 흑건에 맞추어지고
우리 서로 의아해하며 바라본다
왜 하필 나를 선택한 걸까.
하고 많은 사람중에
불가리아 여인
코리아 여인
우연히 다시 만난다면 스치듯 안녕, 이라고 말 할 수도 있겠지만
불길하게도 매일 일정하게
심사위원 = 유종호, 신경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