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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종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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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1,440회 작성일 2007-05-08 13:48

본문

간장종지


                                                                            이 월란



나의 주방엔 앙증맞은 간장종지 세 개가 있다
오래 전 친정에 갔을 때 엄마가 주신 것이다
엄마 이것 진짜 이쁘다 하면 가져가라 하셨다
엄마 이것도 이쁘다 하면 그것도 가져가라 하셨다
딸은 모조리 야지리 허가받은 날도둑들이라 하시며
내 입에서 이쁘다 하는 소리를 듣는 물건들은 죄다
내 가방 속으로 터질 듯이 쑤셔박혀 태평양을 건너 오게 되는 것이다
별 것도 아닌 것들을 그렇게 뺏어 오면 난 행복했었나 보다
엄마의 사랑을 육안으로 구별이 가능하게끔 변신시키는 행위였을지도 모른다
어느 날 딸아이가 그 간장종지를 자세히 보더니
엄마 이것들 사이즈가 달라요 잘 보니까. 하는 것이었다
난 똑같은 사이즈인줄 알고 내내 써 왔었다
그까짓것들 사이즈가 다르면 어떻고 같으면 어땠으랴만
난 그 종지 세 개를 들여다 보며 싱크대 앞에 쪼그리고 앉아 울었나보다
내가 알지 못하고 살아온 엄마의 비밀을 들여다 보는 기분이었다
내가 알고 싶지도, 묻지도 않았던 얼마나 많은 비밀들을 그 분은 안고 가셨을까
엄마의 과거, 엄마의 사랑, 당신의 삶 구석구석에 숨어있었을 비밀들.....
난 관심도 없이 나 살아가기에만 그저 바빴다
알고 난 지금은 습관처럼 꼭 사이즈대로 포개어 둔다
구별이 힘들만큼 거의 같은 사이즈이지만 늘 살피게 된다
이제와서 뭣하러 그러고 있어야만 할까 싶어도
그렇게 구별해 두면 그 분이 안고 가신, 내가 알지 못하는 숱한 사연들도
제자리를 찾아 한숨이 거두어질까 싶어서이리라

                                                                              2007.5.7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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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엄마 이것 진짜 이쁘다 하면 가져가라 하셨다
ㅎㅎ
얼마나 얼마나 전 부 다 주고도 더 주고픈 마음일까?
엄마의 과거, 엄마의 사랑, 당신의 삶 구석구석에 숨어있었을 비밀들.....

아름다운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쁘다 함은 탐나다,는 별칭이군요.
어느 나라나 같은 것 같습니다. 친구
사이에서도 가진 물건을 자주 칭찬하면 아니 줄 수 없더군요.
그것이 모녀간에는 두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사이즈에 지나간 스토리가
보이는군요, 이제부터 사이즈에 신경 써야 하겠습니다. 재미있는 글 잘 감상하였습니다.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간장종지 마다 어머니의 따스한 손길이 배어 있는 것같습니다. 크기가 다른 간장종지는 어버이 날에 다시 한 번 어머니를 떠오르게 하는가 봅니다. 5월 8일 어버이 날 돌아가신 부모님이 그리워 집니다. 좋은 봄날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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