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화장장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1,812회 작성일 2014-02-21 16:08

본문

<화장장에서>
 
                                                                김혜련
 
자고로 겨울은 꽁꽁 얼어야 제 맛이다
증축 중인 시립화장장은 부끄럼을 잊어버린 작부처럼
붉은 속살을 훤히 드러내며 벌렁벌렁 엉덩이를 흔든다.
머리카락 질끈 묶고 뒤돌아 서 있는 남자처럼
도무지 말이 없는 몇 구의 무덤들
심드렁한 뒤통수로 묵언의 메시지를 보내고
누군가 마른버짐 가득한 손바닥으로 유리문을 민다
진눈깨비가 내리고 꽁꽁 언 공기가
참았던 울음을 급기야 터트리고 만다
가슴에 숨겨놓은 숱한 애증의 세월
하나도 꺼내지 못했는데
이승과 저승 사이
얼굴 마주할 수 없는 회한이 흐르고
인연이라는 이름의 새가 옷을 벗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당신이 미처 꺼내지 못한 유언을 나는 해석할 수 없다
녹으면서도 얼어붙는 진눈깨비 속에 내 몸을 맡기고 운다
마스크 쓴 표정 없는 화부들이
타다 만 뼈를 추스르며 눈빛을 교환할 때
거짓말처럼 당신의 모습을 보고 말았다
고개만 주억거리며 끝내 아무 말이 없었다.
겨울은 자고로 꽁꽁 얼어야 제 값을 한다
연화당 굴뚝에선 희부연 깃털이 쉼없이 날아가고
진눈깨비는 녹으면서 얼어붙는 역설이 된다.
추천0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귀한 이를 말없이 보냈군요
약 1000도의 화염속에서도 묵묵히 말이 없든 이들
살은 수분으로 날아가고 타다 남은 하얀 뼈도
한줌의 흙으로 자연 속에 묻히는 것이지요, 본향으로 말입니다
누구나 한번은 하늘과의 약속을 이행하며,
세상과의 인연을 맺었다 가는 것이지요 
-예전 화장장 설계를 하다 보일러 속에 누워 있는 이들을 보고
 명복 빌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정경숙님의 댓글

no_profile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는 항상 머리위에
죽음을 얹어 놓고
그아래 살고 있습니다
태어남 이전의 나로 돌아가는것이
자연의 이치 입니다
모든 만물이 오면 갑니다
그향기 발자취는 남겨두고~~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269건 4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149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0 2013-01-15 0
148
검버섯 댓글+ 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0 2014-02-20 0
147
압력밥솥 댓글+ 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1 2015-06-09 0
146
건빵의 후회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3 2016-02-03 0
145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4 2017-07-19 0
14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5 2018-05-31 0
143
길고양이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1 2019-01-09 0
14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7 2023-02-12 0
141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1 2023-10-20 0
140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8 2012-01-26 0
139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8 2013-04-14 0
138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3 2014-02-20 0
137
오래된 달력 댓글+ 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6 2015-06-09 0
136
등산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4 2016-08-11 0
135
어성초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9 2017-08-10 0
13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2 2018-05-31 0
133
새벽 인력시장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8 2019-01-09 0
13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0 2023-02-13 0
131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9 2023-10-25 0
130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3 2012-02-20 0
129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4 2013-04-14 0
128
살처분 댓글+ 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5 2014-02-20 0
127
면소재지 마트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9 2015-06-16 0
126
통증의 입 댓글+ 7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5 2016-10-13 0
125
노이로제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4 2017-08-10 0
12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8 2018-05-31 0
123
곱창 골목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2 2019-01-12 0
12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9 2023-03-12 0
121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4 2023-11-01 0
120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1 2011-02-15 0
119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1 2012-02-20 0
118
큰개불알풀꽃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2 2013-04-14 0
열람중
화장장에서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3 2014-02-21 0
116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2 2015-06-16 0
115
계절 전쟁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1 2016-10-24 0
114
반달만두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2 2017-08-10 0
11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8 2018-07-26 0
112
대리 기사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1 2019-01-12 0
111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7 2023-03-14 0
110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9 2023-11-27 0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