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1/ 박민철/낭송/김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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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민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1,380회 작성일 2005-10-10 09:43본문
황소.1
詩: 박민철/낭송/김락호
산들이 저녁이 되면 스물스물 강가에 고동이 기어 오른다
빨랫줄에 앉은 참새 몸처럼 바람은 왼쪽 모퉁이로만 휘몰려 갔다
옛 이야기 지절대는 산고랑이와 비탈진 영글의 소나기가 지나가면서
아버지의 심경은 이슬 맞은 옷 처럼 비에 섞여 한숨이 뛰어 오곤 했었다
오늘보다 내일을 더 낫게 살아 보려는 작은 몸부림 하나에
서너배미의 별똥받이 재밭과 두어마지의 삿갓때미 터알이 전부였다
신음섞인 한숨 소리에 늘 등잔 꽃은 바람을 탔으며
찔레 덤불 사이의 용마루는 뱃구레의 똥구멍 마냥 허리가 휘어져 있었다
서녁의 해가 이마빡만한 고막재를 넘어 전골 고랑에 자리하고 있을때
도회지에 사는 삼촌이 중짝의 황소 한마리를 집으로 끌고 왔다
황소는 오지 않으려고 온몸을 비틀고 바락바락 악다귀를 다물고 있었지만
미영의 씻바람은 잠이 든 청마루에서 바지가랭이를 동동 걷은채
고구마와 동치미 한모금을 마시고 코를 골고 있었다
캐시밀론의 물결이 쥐구멍의 벽촌에도 황소 바람이 불고 있었다
詩: 박민철/낭송/김락호
산들이 저녁이 되면 스물스물 강가에 고동이 기어 오른다
빨랫줄에 앉은 참새 몸처럼 바람은 왼쪽 모퉁이로만 휘몰려 갔다
옛 이야기 지절대는 산고랑이와 비탈진 영글의 소나기가 지나가면서
아버지의 심경은 이슬 맞은 옷 처럼 비에 섞여 한숨이 뛰어 오곤 했었다
오늘보다 내일을 더 낫게 살아 보려는 작은 몸부림 하나에
서너배미의 별똥받이 재밭과 두어마지의 삿갓때미 터알이 전부였다
신음섞인 한숨 소리에 늘 등잔 꽃은 바람을 탔으며
찔레 덤불 사이의 용마루는 뱃구레의 똥구멍 마냥 허리가 휘어져 있었다
서녁의 해가 이마빡만한 고막재를 넘어 전골 고랑에 자리하고 있을때
도회지에 사는 삼촌이 중짝의 황소 한마리를 집으로 끌고 왔다
황소는 오지 않으려고 온몸을 비틀고 바락바락 악다귀를 다물고 있었지만
미영의 씻바람은 잠이 든 청마루에서 바지가랭이를 동동 걷은채
고구마와 동치미 한모금을 마시고 코를 골고 있었다
캐시밀론의 물결이 쥐구멍의 벽촌에도 황소 바람이 불고 있었다
추천1
댓글목록
황용미님의 댓글
황용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열살된 어린 소녀아이가 황소를 델고 다니며
풀을 뜯어먹인적이 있습니다.
바로 제가...ㅎ
어릴적부터 왜 그리 들길이 좋았는지 모르겠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어릴적 향수를 불러주신 시인님 감사드리고요
건안 건필 하세요^^
김태일님의 댓글
김태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박민철 시인님, 우리 시골의 토속적인 풍경이 눈 앞에 훤히 펼쳐지는 듯 하군요.
잊어버리고 있던 우리 선조들의 삶...
어머님의 등줄기를 훑어내리던 땀방울 냄새가 나는군요.
느릿느릿 황소가 밭이랑을 남기며 걸어가고... ^^
박민철님의 댓글
박민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아름다운 추상을 가지고 계신 우리들이 아니던가요 . 고향의 향수를 느끼는 것 또한 우리들이고요 ,,느릿느릿한 소의 걸음에 고운 마음 주신 황용미 선생님 김태일 선생님에게 감사드립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