望海寺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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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신동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1,508회 작성일 2005-10-10 10:45본문
望海寺 가는 길
신동일
가까운 듯 머언
먼 듯 가까운 곳
망해사를 예듣고 이제야 처녀의 발길 옮기니
차편으로 불과 한 시간거리인 것을
국도 따라 들길로 시원스레 트인 신작로엔 코스모스 어우러져 가을에 젖어가고
사방을 젖히고 굽어보아도 波紋도 없는 잔잔한 호수이다.
엊그제 녹색물결의 산천이 벌써 황색으로 출렁이니
한 폭의 수채화를 드리운 듯 고요한데
멀리서 부는 선선한 들바람에 잔잔한 물결이 솟는다
끝없는 지평선은 들녘인가 수평선인가
해마다 10월 하순이면 이 고을 촌민들 모여들어
민속경기로 친목 다지고 볼거리 먹거리 등 풍성하니
신명나는 축제의 열기에 빠져들고
이름하여 '지평선 축제'란 盛饌을 차리는 만경 들녘.
폭염에도 굴하지 않고 가꾼 곡식 거둔 후
忙中閑의 여유 갖고 민요가락과 農舞에 빠지니
설움과 시름도 삭이고
한사발의 탁주에 恨을 적신다.
萬頃蒼波
들판인가 호수인가 분별키 어렵고
오곡 알알이 영글어 풍성한 仲秋佳節이니
부족함 뭐 있으랴
모두가 富者인 것을
황토색 짙은 굽어진 농로를 달리다가
深浦란 이정표가 따사로운 눈길로 안아주니
왜 아니 반가우랴
고개 저 너머가 허공이기에 어디인가
희미하게 山寺 한 채만이 하얀 이 드러내듯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서해 쪽 향해 고개 내밀고 고독에 잠겼다
길게 드리워진 산허리에 가려 형상마저 희미해서
凶家인가, 山寺인가
가까이 발길 옮기니 빛바랜 山寺가 고뇌에 빠진 듯
긴 세월 忍苦의 정신으로
韓民族의 수난과 哀歡을 혼자서 안았구나.
깎은 듯한 경사길 해변의 한구석
녹색 여울의 초목들이 산허리를 휘감아 병풍처럼 퍼져있고
수 백 년 묵은 老松 수 십 그루만이 우뚝 서서 낙낙 되어
유유히 흐르는 심포 앞바다를 굽어보네
이곳만은 아직도 행인들의 발길 뜸한 탓인가
녹색을 배경으로 퇴색한 옷 걸친 채 太古的 모습이니
聖者인양 말없이 서해 향해 둥지를 틀었구나.
삼국시대 어느 대사가 전통 한옥인 ㄱ자 형상으로 창건한 사찰
어느 날 파도가 삼켜버려서
그 빈 자리에 다시 중건 했다는 망해사
역사의 흐름인지 光陰이 바뀐 탓인지
몸채도 거칠고 허리마저 굽어 맥이 없는 구 십 객이여
그마저 간신히 버티는 것은 기둥의 힘이요
거칠고 얇아 휘어진 실기둥만은 수 백 년 세월에도
일편단심 지붕을 떠받치고 섬기느라 힘에 겨워
이제는 간신히 숨만 쉰다.
벌써 해는 기울어 山川이 노을빛에 젖어 가고
佛弟子 老僧 한 분 袈裟 걸친 채
佛像 향해 외우는 淸雅한 讀經 소리
어두운 山寺의 寂寞을 깨치네
행인들도 合掌한 채 고개 떨구고
부처 앞에 다가가 極樂淨土 가는 길
情神一到 간절히 마음모아 祝願하니
지그시 눈감고 미소 짓는 부처님의
大慈大悲한 佛의 경지에 빠진 듯
이마에 땀이 솟고 등마저 적시던 순간
이웃을 사랑으로 안으라고
佛의 경지가 곧
禪이요 無我이고 解脫의 경지라고
處處佛像이요 事事佛經이란다.
적막이 드리워진 山寺는 처량하고
돌아서는 客들 향해 눈물 적시네.
신동일
가까운 듯 머언
먼 듯 가까운 곳
망해사를 예듣고 이제야 처녀의 발길 옮기니
차편으로 불과 한 시간거리인 것을
국도 따라 들길로 시원스레 트인 신작로엔 코스모스 어우러져 가을에 젖어가고
사방을 젖히고 굽어보아도 波紋도 없는 잔잔한 호수이다.
엊그제 녹색물결의 산천이 벌써 황색으로 출렁이니
한 폭의 수채화를 드리운 듯 고요한데
멀리서 부는 선선한 들바람에 잔잔한 물결이 솟는다
끝없는 지평선은 들녘인가 수평선인가
해마다 10월 하순이면 이 고을 촌민들 모여들어
민속경기로 친목 다지고 볼거리 먹거리 등 풍성하니
신명나는 축제의 열기에 빠져들고
이름하여 '지평선 축제'란 盛饌을 차리는 만경 들녘.
폭염에도 굴하지 않고 가꾼 곡식 거둔 후
忙中閑의 여유 갖고 민요가락과 農舞에 빠지니
설움과 시름도 삭이고
한사발의 탁주에 恨을 적신다.
萬頃蒼波
들판인가 호수인가 분별키 어렵고
오곡 알알이 영글어 풍성한 仲秋佳節이니
부족함 뭐 있으랴
모두가 富者인 것을
황토색 짙은 굽어진 농로를 달리다가
深浦란 이정표가 따사로운 눈길로 안아주니
왜 아니 반가우랴
고개 저 너머가 허공이기에 어디인가
희미하게 山寺 한 채만이 하얀 이 드러내듯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서해 쪽 향해 고개 내밀고 고독에 잠겼다
길게 드리워진 산허리에 가려 형상마저 희미해서
凶家인가, 山寺인가
가까이 발길 옮기니 빛바랜 山寺가 고뇌에 빠진 듯
긴 세월 忍苦의 정신으로
韓民族의 수난과 哀歡을 혼자서 안았구나.
깎은 듯한 경사길 해변의 한구석
녹색 여울의 초목들이 산허리를 휘감아 병풍처럼 퍼져있고
수 백 년 묵은 老松 수 십 그루만이 우뚝 서서 낙낙 되어
유유히 흐르는 심포 앞바다를 굽어보네
이곳만은 아직도 행인들의 발길 뜸한 탓인가
녹색을 배경으로 퇴색한 옷 걸친 채 太古的 모습이니
聖者인양 말없이 서해 향해 둥지를 틀었구나.
삼국시대 어느 대사가 전통 한옥인 ㄱ자 형상으로 창건한 사찰
어느 날 파도가 삼켜버려서
그 빈 자리에 다시 중건 했다는 망해사
역사의 흐름인지 光陰이 바뀐 탓인지
몸채도 거칠고 허리마저 굽어 맥이 없는 구 십 객이여
그마저 간신히 버티는 것은 기둥의 힘이요
거칠고 얇아 휘어진 실기둥만은 수 백 년 세월에도
일편단심 지붕을 떠받치고 섬기느라 힘에 겨워
이제는 간신히 숨만 쉰다.
벌써 해는 기울어 山川이 노을빛에 젖어 가고
佛弟子 老僧 한 분 袈裟 걸친 채
佛像 향해 외우는 淸雅한 讀經 소리
어두운 山寺의 寂寞을 깨치네
행인들도 合掌한 채 고개 떨구고
부처 앞에 다가가 極樂淨土 가는 길
情神一到 간절히 마음모아 祝願하니
지그시 눈감고 미소 짓는 부처님의
大慈大悲한 佛의 경지에 빠진 듯
이마에 땀이 솟고 등마저 적시던 순간
이웃을 사랑으로 안으라고
佛의 경지가 곧
禪이요 無我이고 解脫의 경지라고
處處佛像이요 事事佛經이란다.
적막이 드리워진 山寺는 처량하고
돌아서는 客들 향해 눈물 적시네.
추천4
댓글목록
박인과님의 댓글
박인과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신동일 시인님의 이 작품은 지극히 높은
고요의 깊이가 길어서 참 좋습니다.
또한 그 중앙에 뿌리 깊이 눈물도 몇 방울씩 고여있어서
애잔한 그리움이 드러남이 간절합니다.
역사와 의식 속에서 발전되어온 숲의 정경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신동일 시인님의 시에서는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고즈넉히 앉아 세월을 바라보며 시대를 성찰하는 노련미가
작품 속에 살아 있음이 놀라울 뿐입니다.
이런 적막함의 두려운 수채화 속에서
풍성하고 넉넉한 삶의 노을빛이 참나무 뿌리처럼 그립게 하는
작품입니다.
좋은 작품 감상할 수 있도록 올려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이선형님의 댓글
이선형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으신 작품에 한참을 머물다갑니다.
풍성한 가을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