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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실消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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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용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087회 작성일 2008-02-13 10:57

본문

소실消失

이용균

저만한 화마火魔가 또 있었으랴
살기 등등한 분노가 어디 또 있었으랴

파란波瀾의 육백갑자도 초연히 버텨온 숭례문
무자년 정월 초나흘 밤
광란으로 이글거리는 불더미 속에서
성성한 육신이 선 채로 다비茶毘를 치르는 저것을
장엄하다 해야 하나
비장하다 해야 하나

순간의 격분으로 질러 논 폐악의 불이
성도聖都를 호위하던 용마루의 위엄을 허물고
누대를 숭유崇儒로 버팅기던 서까래의 어깨를 주저앉히고 말았구나
억수로 퍼부어댄 눈물로도 도저히 노기怒氣를 풀 수 없었던지
그 애절함이 단 한 방울도 기와 틈으로 스며들지 않고
지붕 위에서 단단하게 엉겨붙어 분출하는 화염을 가둘 연옥煉獄이 되었구나

눈물도 얼어붙어 한 덩어리 차가운 이성이 되면 온유하여
작열하는 불의 광기를 제압해 식힐 수 없는 건가
성도聖道를 홀대하고 방기한 허점만큼이나
포개진 기와와 기와 사이에도 틈이 필요했던 거다
긴박한 소방消防의 순간에도
물 한방울 천장에 스미지 않는 것은 완벽한 방재防災가 아니라
재난과 참화를 초래한 참혹한 결점이었다

마지막 숭고한 예禮의 보루
검수劍樹의 불구덩 속에서 우르르 억장 허물어진다

두 눈 뻔히 뜨고 당해야 하는 화변禍變이여
그리움이 통째로 소실되는 것
추억이 잿더미로 사라지는 것
이만한 비통함이 또 있으랴
노기 등등한 억울함이 어디 또 있으랴
추천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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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없어진다는 것, 잃어버린다는 것.....의 의미가 이처럼 클 순 없겠지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억장이 무너져 내렸을지......
고귀한 것을 잃은 순간엔, 더구나 그것을 지켜 보는 순간에 우린, 우리가 아니지요.
그려주신 비통함이 저를 서울의 그 곳으로 데려가고도 남습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시인님..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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