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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慢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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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7건 조회 1,554회 작성일 2007-06-2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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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慢性)


                                                                                이 월란



뿌리는 늘 가늠되고 있다
줄기의 곧음이나 꽃받침의 싱싱함으로도 혹은 열매의 굵기로도
방금 세안을 마친 계집아이의 낯짝처럼 투명하게 반짝이는 열매가
허공을 주렁주렁 점령하고 있을 때
우린 땅 아래 감추인 토양의 점조직도 올곧은 뿌리의 뻗침으로
충실히 점거당하고 있으리라 쉽게 단정해 버리지 않던가
밑동이 삭아 없어진지 오래라고 누가 감히 짐작이나 할 것인가
순진무구한 동식물의 줄기들은 언감생심 흉내조차 내지 못할 일이거늘
호모사피엔스의 줄기에선 종종, 혹은 자주, 혹은 만성으로도 일어나는 것을
기적도 잦으면 일상이 되어버리는 법
아랫도리가 마비되어 버린 몸관에서도 꽃은 피고 열매가 맺힌다
밑동이 잘려나가고 아연한 세상 속 통제된 구역에서도
정충과 밑씨는 개헤엄을 쳐서라도 물마루를 올라
무수한 길을 내고 또 내어 뇌관 촘촘히 박힌 열매를 맺고
정받이 빠치는 씨방안에서 영장(靈長)의 길을 또박또박 걷고 있다면
대체 보이지 않는 속씨식물의 헛물관는 어떻게 연명을 하고 있었을까
어디에 기생을 하며 누구의 통로 안에서 더부살이를 해 온 것인가
인생은 뿌리 없이도 응고되지 않는 물관 줄기로 열매를 지탱할 수 있을 만큼
짧디 짧은 것일 뿐이라고
뿌리가 가늠되지 않을만큼, 들통나지 않을만큼 길지 않은 것 뿐이라고
행보석 위에서 꼼지락대던 발끝이 간지러웠던 건
행여 명주실같은 뿔거지라도 돋으려고 한 연유에서일까
                                                   
                                                                              2007.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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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행보석 위에서 꼼지락대던 발끝이 간지러웠던 건
행여 명주실같은 뿔거지라도 돋으려고 한 연유에서일까>>
글쎄요 / 좋은글 뵙고갑니다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올려주신 "만성 (慢性)"을
되풀이 읽었으나, 잘 알 뜻 하면서 잘 모른 곳도 있었습니다.
독후감으로 느끼는 것은 만성으로 부터 타성 화 되어가는 인류의 생명의 이어짐이
다른 생명체와 그 터전에 그들이 바라지 않는 많은 희생을 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합니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적도 잦으면 일상이 되어버리는 법"    그러다
인간은  뒤통수를  얻어 맞고서야
제 위치로  복귀하지요.  그리곤  다시  시작하고.....  반복,  반복,
날마다  새로운  마음을  열고  다시  시작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요.ㅎㅎ
건안  하소서.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 모두는 신경계에서 나타나지 않는 만성병에 걸려 이게 무슨 병인지 모른 체 생활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의미 있는 글월 잘 감상하였습니다. 이곳은 장마철 입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즐거운 생활 되시길 기원합니다.

방정민님의 댓글

방정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생은 뿌리 없이도 응고되지 않는 물관 줄기로 열매를 지탱할 수 있을 만큼
짧디 짧은 것일 뿐이라고>
인생이 뿌리 없는..짧은 것이라....
<뿌리가 가늠되지 않을만큼, 들통나지 않을만큼 길지 않은 것 뿐이라고..>
불교의 윤회설을 꼭 믿는 건 아니지만 인생이란 한 순간 지나가는 순간일 뿐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는 직업이
시인이라는 직업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인생을 한 번 더 생각해보고 갑니다! ^^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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