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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탈을 쓴 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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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오형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082회 작성일 2006-07-01 07:21

본문

양의 탈을 쓴 늑대

묵혜/오형록


세상 누구보다
선하게 살려 노력했는데
세상은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습니다

바람이 불어와 머리칼을 흔들고
이글거리는 태양은 하얗던 피부를 그을리며
계절이 바뀌어 두 눈을 현혹하니
털은 퇴색하고 몽리가 대뇌를 장악했는지
보름날 밤이면 발작이 시작되었습니다

나를 잃고 헤매는 시간
가시덤불에 헤어진 상처에 스멀거리는 낭흔
몰라보게 성장한 송곳니가 불빛에 번들거립니다

달빛 물든 옹달샘에 음흉한 몰골
참지 못해 풍덩 뛰어들었지만
펄 범벅으로 허구적 거리는
변신한 몸뚱아리가 더욱 참혹할 뿐입니다

멍든 가슴 쥐어짜며
젖먹던 힘을 다해 소리쳤지만
탐욕으로 가득 찬 늑대의 울음소리가
을씨년스런 골짜기에 메아리칩니다.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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