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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 시사문단 수필부문 등단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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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윤응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1건 조회 1,944회 작성일 2006-05-26 18:23

본문

  칼릴 지브란의 시에 이런 문구가 있다."술 마시는 자를 비난하지 말라. 그로 인해 그가 술 마시는 것보다 중요한 일을 잊어버리지 않도록.."이라는,술 마시는 것을 찬양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나쁘게만 보는 것은 아니리라.

  나는 참으로 술을 좋아한다. 지난 밤에 마신 술이 내 뱃속을 괴롭혀도 다음 날 어스름해지는 저녁이 되면 술 생각이 난다.그리고 한잔 들어가면 또 그렇게 밤새워 마시기도 한다. 요즘엔 몸 생각하며 절제하며 마시는 처지가 되기는 했지만.

  술과 우정, 술과 사랑, 술과 인생,여태까지의 나의 삶의 여정이 거의 술로 인해 쓰여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내 주변에 호주가(好酒家) 친구들이 많은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이리라. 아직도 이 친구들은 요즈음의 젊은이들이 술을 너무 안한다고 불만들인데, 지천명의 나이에도 벌주마시듯 끝없이 마셔대는 것을 보면, 정작 술 마시지 못할 처지가 되면 오히려 몹시 아쉬워들 할 것이다.

  이제는 오년이라는 세월이 흘러간 과거의 일이 돼버렸지만,약속이라 하면 으레 술약속이요, 마셨다 하면 수삼차를 거듭하여 끝내는 집에 들어가서까지 술이란 술은 동을 내고야 말았으니 체력들도 대단했었다. 나도 말석이나마 자리를 함께 하고 있었는데, 요즘엔 무엇이 그리 바쁜지 만날 수도 없으니 안타깝기까지 하다.

  술을 앞에 둔 대화는 끝이 없고, 흥이 나면 노랫가락이 곁들여 지기도 하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음 날 필름이 끊기어 어떤 단계 이후는 기억조차 못하면서도 술판이 난장판이 되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이다. 옛말에도 배반낭자(杯盤狼藉)라 하여 주연이 고비에 이르면 주석이 난잡해진다고 했거늘 참으로 훌륭한 주도를 지닌 친구들이었는데,그 친구들을 다음 주에 만나기로 했다.

  그 중의 한 친구가 하던 사업을 접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고 한다.그 친구들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인다.술 생각보다는 그 옛날 그렇게 퍼마시던 시절의 추억이 그리워서 겠지만,어느덧 추억을 먹고 사는 나이가 돼버린 것 같아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하다.

  이 글은 술로 인해 쓰여졌다.직장을 그만 두고 나온 퇴직자의 처지에서 우연히 만난 Y라는 동창생과 이삼일에 한번씩은 꼭 만났다.누구나 알만한 대기업이지만 얽매이는 게 싫다고 자유를 찾아 미련없이 그만 두고 나온 친구였다.직장에 매어 있는 입장이었다면 아무리 친해도 그리 자주 만나기가 어려웠을 터이지만 사업을 새로 시작한다는 동류의식(同類意識) 내지는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심정으로 만남의 횟수가 잦았다. 이 친구 또한 술을 몹시 즐기는 편이라 자주 어울리곤 했다.

  만나면 수삼차 중의 하나에 꼭 들어가는 어느 조그마한 카페는 젊은 주인마담의 술시중이 정겨웠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 집으로 향하는 발길이 뜸해져 석 달 이상을 찾지 않은 듯하여 어느 날 일,이차를 마신 후 그 카페에 가자는 내 말에 마지 못해 따라오는 친구의 안색이 심상치 않았지만,어째튼 그 집을 찾으니 마담이 실로 눈물겹도록 반가와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나야 별다른 감정이야 있을리 없었지만 Y는 표정이 굳어 난감한 듯하다. 한잔 두잔 술이 돌아도 Y는 무심하고 마담의 눈에는 애달픔이 눈에 보이는 듯 아예 잊고 오지 마시라고 투정이다.

  Y의 기색으로 보아 마담이 정을 쏟는 것이 좋은 정도를 벗어나는 듯하여 그간에 찾지 않았음을 그제서야 알았던 것이다.그래서 은근히 골려주고 싶은 생각이 들어 메모지를 청해 한 자 적으니, 마담은 자기 마음을 그대로 옮겼다고 좋아하며 액자를 만들어 걸어 놓겠다고 수선이고 Y는 그럴 것 없노라며 슬며시 웃는다.

왜 이제야 오셨나요

하도 보고 싶어
그리운 마음이
미움으로 바뀌었소

술로 맺은 정이라
잊기가 쉽던가요

취해서야만
이리 오시는 건가요

다시 또 잊을지언정
오늘 밤이 가지 못하게
꼭 엮어 매어두려오

  그후 서로 사업을 따로 시작하면서 만남이 뜸해졌고 이제 또 오랜만에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 꼭 한번 Y와 함께 그 카페를 찾아보고 싶다.

2006. 3. 15. 東川 / 윤응섭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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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수룡님의 댓글

최수룡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내용이 재미있습니다. 저도 술을 좋아하여 윤응섭작가님의 글의 내용과
비슷한 삶을 살았기에 더욱 가슴에 와 닿습니다.
좋은 글 읽고, 술판에 어울렸던 친구들을 다시 한번 떠 올려 봅니다. 감사합니다.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술을 못하는 저는 술 마시는 분위기는 좋아합니다.
안주발만 내세우는 사람들을 애주가들은 제일로 싫어한다고 하던데요... 에궁~~ ^^*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윤응섭 작가님!  5월5일은 만나면서 한잔 나누지 못하였습니다.
다음에 만나면 같이 잔 나누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바다 너머에서,

윤응섭님의 댓글

윤응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수룡 작가님!  참 그렇네요..
서로의 이해관계없이 그냥 친구가 좋아서 그렇게 마셔대고는 했었는데..
이제는 추억의 한 단면이네요..
언제 기회가 되면 한잔 올리겠습니다..감사합니다..
이은영 작가님!  아주 오래전에 술을 마실 때는 소주 한잔에 새우깡 하나..
또 한잔에 김치 한조각..이렇게 마신 적이 있었지요..
요즘에도 그때의 습관때문에 안주는 많이 시켜 놓는데
술만 마시고 안주는 그대로 남기는 편이지요..
그래서 안주처리반(?)이 필요하기도 한데..ㅎㅎ..감사합니다..

윤응섭님의 댓글

윤응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목원진 시인님!~행복하시지요..
그때 여러가지로 바쁘셔서 변변히 축하도 못드렸는데..
나중에 한잔 올리겠습니다..감사합니다..

손근호님의 댓글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술이 친구가 되어주고. 글이 벗이니. 윤응섭 작가님. 저도 한 때는 정말 주당 중에 주당이었습니다. 근래에는 술을 이기지 못하더군요. 이/삼십대에는 아침이면, 개운하게 속풀이 했는데. 체력이 갔는지. 두병 정도 마시면 다음날 일어 나지 못하는 체력이 바닥까지 나서...요즘은 그게 두려워, 술을 자제 하는 편이랍니다. 술은 맛있는데 몸이 이기지 못하니....작품 잘 감상 하였습니다.

윤응섭님의 댓글

윤응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손근호 발행인님..저도 이제는 몸생각하며 마시는 처지가 됐네요..허허허..
오영근 시인님..감사합니다..건필하세요..

정해영님의 댓글

정해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술이란 것이 원래 신선들이 마시고 즐기던 것이었던데
인간이 몰래 훔쳐먹어보곤 그 맛에 현혹된 후 만들어 먹게 된 것이라 알고 있습니다.
동천님께서 술을 그렇게 즐기시는 편이시고, 술에 대한 서정과 철학이 하늘같고 바다 같으니동천님은 신선이십니다.
신선과 함께 빈여백에서 이렇게 글로서 함께 노니는 저도 신선인양 느껴집니다.
언제 함께 주거니 받거니 술 나누면서 도연경에 빠져 보았으면 합니다.
세상이 순식간에 온통 아름답게 변할 것 같이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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