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탁란(托卵)
페이지 정보
작성자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ha/hahj59.gif)
![](http://sisamundan.co.kr/gnuboard/skin/board/hp5_basic14/img/btn_email.gif)
본문
뻐꾸기 탁란(托卵)
하홍준
춘삼월 분주한 손길에 놀라
시절은 날마다 새롭게 익어간다
두견화 피고진 언덕 무덤 자리엔
외로운 할미꽃 고개 숙이고 앉아
눈물로 지내는 날이 잦아지고
아카시아꽃 향 짙어진 골짜기마다
뻐꾸기 날개 짓 심상치 않더라
기웃거리는 눈길 매섭고
암수 은밀한 날개 짓에 놀란
멧새 작은 몸뚱이 땀이 범벅이다
숨바꼭질 숨가쁜 숲길엔
정적만이 지친 행색하고 돌아가더라
멧새 작은 움막에 숨어들어 알 낳고
등짐진 뒷모습엔 비정함마저 묻어 나고
모두가 사랑인 줄 알고 품어 안은
멧새 작은 가슴엔 소름이 일고
지극 정성 다해 기른 모정은
아무 것도 모른 채 한결같더라
아무도 가르치지 않았음이지만
뻐꾸기 새끼는 알에서 부화하면서
갸름한 얼굴에 잔인함 숨긴 채
알을 먹거나 둥지 밖으로 밀치는 모양새에
숲은 할말을 잊고 침묵으로 일관하더라
비정한 여름 묘한 성격이로다!
추천1
댓글목록
이은영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na/nan_gurum.gif)
뻐꾸기도 아니면서 탁란하는 인간들도 떠올라 맘이 아팠습니다.
평온한 주말 맞이하세요. ^^*
하홍준님의 댓글
![](http://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ha/hahj59.gif)
공생 관계가 아닌 기생하면서 살아가는 삶이 부끄럽습니다.
연일 시끄러운 세상살이도 마찬가지겠지요.
감사합니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