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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와 곡(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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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해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7건 조회 2,043회 작성일 2006-08-0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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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와 곡(哭)





아버님 돌아가시고 빈소가 마련되고 상주들이 빈소를 지키고 있었다.
우리 집 형제는 위로부터 누님 두 분과 아들형제 다섯으로 칠 남매이고 아버님의 자부까지 합치면 상주가 모두 열두 명이나 된다. 열두 명 상주 모두가 상복을 갖추고 빈소를 지켰다.

장례의 모든 절차를 장례전문회사에 맡겼었는데 조문객이 빈소를 찾을 때마다 곡(哭)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형님으로부터 상주들이 잠시도 빈소를 벗어나지 말라는 엄한 지령이 떨어져 있었다. 조문객이 빈소를 찾아서 영전(靈前)에 향을 피우고 술잔 쳐서 올린 후 재배를 마칠 때까지 곡을 해야 했고, 그런 다음 조문객과 마주보고 맞절을 하고 죄인이라 꿇어앉아 몇 마디의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주고받는 꽤나 번거로운 절차였다.

아버님이 가신 자리 앞에서 감정관리가 쉽지 않아 난 곡을 할 때마다 설움이 복받쳐 올라서 눈물을 펑펑 쏟아야만 했다. 조문객이 아버님과 친하게 지낸 친구나 지인인 경우에는 나를 더욱 슬프게 만들었다. 조문객의 흐느낌이 그렇게 만들었다. 내가 죄인이라서 흘리는 눈물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생전에 당신께서 쏟아준 사랑과 정에 대한 마음과 다하지 못한 효(孝)에 대한 슬픈 후회로 인한 애통한 감정이기도 했고, 애석케도 기다려주지 못하는 영원한 이별에 대한 금할 길 없는 절통한 심정 때문이었다.

그런 감정은 칠남매 모두가 하나같이 같았다. 이틀 동안 두 눈이 퉁퉁 붓도록 울고 나서야 난 한 가닥의 이성을 찾았다. 우리가 애통절통 슬퍼하며 울고 있는 모습을 쳐다보면 아버님께서도 슬퍼하실 거라고… 가시는 길 미소 지으시며 편안하게 가시게 해드려야 한다는…

아버님 생전에 칠남매 가족들이 오순도순 둘러앉아 재미있는 재치와 유머들로 환하게 웃으시던 모습을 떠올리며 난 한 토막의 유머를 터트렸다.


『 (아버님 영전에서)

상주들은 제각기 슬픔의 크기가 다르다는 것과 슬픔의 크기는 핏줄과 비례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버님과 한 핏줄인 남자 상주들은 눈물을 펑펑 쏟고 며느리들은 찔끔찔끔 흘리기 때문입니다. 형수님 그리고 제수씨들, 그렇게들 표를 내면 우짭니까?

이제부터는 조문객이 찾아와서 곡을 할 때 이렇게 하셔야합니다. 남자들이 아버님 대신에 아이고~ 아이고(I go)~ 영어로 곡을 하면. 이어서 형수님과 제수씨들은 미 투~~(Me too)라고 하십시오. 아셨지요? 』


아버님 영전 눈물바다 위에서 슬픈 미소와 웃음소리가 넘실거렸다. 지켜보고 계시던 영전의 아버님 표정도 만족한 웃음으로 가득하셨다. 하늘나라 어머님도 멀리서 미소 지으며 쳐다보고 계셨다.

"칠남매 모두 소소한 감정에 매달리지 말고 이해와 사랑으로 우애롭게 지내 거라. 세상에 있으나마나 한 사람이 되지 말고 꼭 필요한 사람이 되 거라." 하신 아버님의 유언을 상기하며 엉엉 또다시 울고 만다. 봄날 창천(蒼天)도 슬퍼서 훌쩍훌쩍 하얀 눈을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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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편안히 계실것입니다...  제도 이번 4월에 아버님을 하늘의 영혼과  땅의 넋으로 
고이 보내드렸지요...  아쉬움은 지극히 남지만 어쩔수 없는 일이지요...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등불, 밝히고 싶었다 


                        시/김 석 범



태양이 땅의 껍질 덧입고서
온기마저 벗어 던졌다
영원토록,

천지가 뒤집힌 순간
어둠 헤치고 등불을 밝히고만 싶었다

**************************
보내드리고 그때의 심정으로 적은 글입니다...!!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어른들 마다 똑같은 장례식이 싫어서
개인에 따라서는 여러 조건을 유언으로 하여 상주들에게 실천케 하는 것도 보았습니다. 다복하신 가문임을 엿보았습니다. 후손님들의 날로 번영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조성환님의 댓글

조성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머니,아버지란 단어가 뇌리에서 희미해져 갑니다.
생각하면 구슬프게 절절히 아파오는데.....
비통한 심정 이해가 갑니다.

박민순님의 댓글

박민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저두 그렇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불러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에 없습니다
정해영 작가님 잘 계시지요
고운 글 감사합니다
행복하시고 무더운 여름 잘이기시길바랍니다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버님 돌아가셨을 때는 한 쪽 어깨가
내려 앉는 심정!
아버님의 유언이 가슴 속애 남아있네요.
유언 받들어 잘 살아야 겠네요.
꼭 필요한 사람이 되신 바해님!
무더위에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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