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時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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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이 월란
지구를 반바퀴 돌아가면 자정이 지나서 허기가 온다. 정오가 지나면 속눈썹에 내려앉은 지구를 들어올리느라 온 몸으로 버텨내야 한다. 마음처럼 간사하지도 못한 몸뚱이, 기억을 붙들고 하소연한다. 내게 당당히 요구한다. 이제 잘 시간이 왔다고, 이제 먹을 시간이 왔다고
마음이 버린 것들을 주섬주섬 기억하는 몸
마음이 받아들인 것들을 거뜬히 거부하는 몸
세뇌 당한 허잡스런 현실에 간단히 등 돌리고 숙습의 질서에 충직한 몸은
현실이 아닌 입력된 일상에 족반을 디디고 기억에 기생하고 있음이다
나의 마음은 그랬다. 가파른 지세 따라 몸을 바로 세워야 했고, 바다를 지날 땐 지느러미를 내어 헤엄을 쳤으며, 하늘을 만나면 날개를 내어 날아다녔다. 그늘이 져도 해를 향해 웃었고, 마음에 소중히 둔 것들도 없는 듯 행세했다. 못이 박혀도 신음소리 밖으로 내지 않았으며, 그 마음 가지려, 그 마음 삭이려, 그 마음 주려, 그 마음 돌아서려, 그 마음 붙이려, 그 마음 채우려, 그 마음 가벼워질 때나 무거워질 때나 썩이고 외면하기 일쑤였다.
내 마음의 진리는 밖에 있었는데 몸의 진리는 몸 속에 당당히 집을 지었다
교활한 마음의 요란한 날갯짓은 아름다운 것인가, 서러운 것인가
고착되어버린 몸의 촉수는 허기와 수면부족에 모질게 시달린 후에야 서서히 포기를 하고 살길을 찾는다
집으로 돌아갈 때쯤 아주 서서히
2007.8.1
댓글목록
목원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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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상에 일자 변경 선이 있어
그 선을 넘으면 하로 더 살고 또는 줄어드는선,
옛날에 삼 년 고개의 이야기를 본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생각했는데, 그 선에 배로 가서 잠들 때는 서쪽으로 눈이 뜨이면 동쪽으로
넘나들면 헤아리는 나이는 젊어지겠다고 혼자 진검이? 생각 했었습니다.ㅎㅎㅎ
이번에 고국 방문차에도 시차의 첫날은 고생하셨을 것입니다. 집에서야 그저 주무시면 되었지만..., 2007-08-02
12:40:15
김영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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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 a time difference] 의 시를읽고
마음의 갈등[complication] 불일치[discord]
모순[conflict] 등에 대하여 많은 사색[speculation]가지고
잠시머물다갑니다,,,,감사합니다..
이순섭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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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변경선과 시차에 인생사 개인의 삼라만상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시차` 잘 감상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윤주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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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에 반하고 글에 반하고...
늘 건강과 건필을 기원합니다.^^
황선춘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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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라~! 어쩌면 물질적인 시차만 있는게 아니고 마음의 시차를 시인님은 말해주는군요
고운글 잘 보고 갑니다.
朴明春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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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마을 시차가 없게 할 순 없을까요?
또라이 발상인가요?
ㅎㅎㅎ
오늘도 즐거운 시공 아름다운 날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