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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 소백에 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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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인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071회 작성일 2020-01-13 16:13

본문

철쭉, 소백에 살다

                        김인달


색동 저고리 옷 고름 입에 물고
시집가던 날이 어제같은 데

어느새 서릿바람 울어
비로봉 달님도 如意어 넘으시니

낭군이 온다 하여
겨우내 입었던 옷을 하나씩
하나씩 벗으렵니다

간지러운 봄의 손길 마다 않고
모두 모두 벗어 버린

알몸의 내 팔을 어루 스치는
작은 외침에 놀라 눈을 뜨니 역시
당신, 철쭉이었군요

이제 반가움을 시샘한 바람
상고대를 떠날 적

죽 끓듯 하던 미움도
도도히 흐르는 강물같던 자존심도
잊고져 잊고져

다시 오마 하신 약속 지켰으니
오는 듯 애써 하지 마시고

울긋 불긋 고깔 쓰고
별처럼 소백에 살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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