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두강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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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종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824회 작성일 2016-04-14 11:53본문
스물두강다리
(김 종 각)
오늘도 버티고 있습니다
미호천 모래밭 깊숙이
스물두 개 다리를 묻고
일백여년 넘도록
경부선의 일원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장마로 가슴까지 차오르는
거센 물결에도
가물어 발목으로 내려가도
땡볕을 견뎌내며
발이 저릴 만도 한데
군말 하나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수많은 이의 발길에
꾸욱꾸욱 밟혀도
철커덩 철커덩
신음소리 내면서도
미련스럽게 굿굿이
소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철길에 귀 대어보고
전해져 오는 소리 들리지 않으면
부들거리는 발걸음으로
침목 하나하나 건너며
한 때는 강 건너 친구 집
가는 지름길이기도 했습니다
기다리다 고향 소식 없으면
희미해지는 기억 찾아
지난 세월 하나하나 건너
다정하고 그리워지는
어린 시절 친구
찾아 가는 길목이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버티고 있습니다
고향 찾아 올 이들을 위하여
댓글목록
손근호님의 댓글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의 눈은 관조적 시각을 지녔습니다. 이렇게 보통 다리를 관조적으로 보면 무생물에 생명도 넣을 수 있습니다.
잘 감상 하였습니다.
* 관조적-고요한 마음으로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하거나 비추어 보는 혹은 현실에 대해 제삼자의 입장에서 무관심하게 보거나 대하는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미호천 교량에 22개의 교각을 묻고 수십 년 세월을 버터 온 철로..!! - 고맙고 고맙지요
철길에 귀를 맞대고 그 소리로 기차의 오고 감을 판단 했던,
또한 녹슨 못 철로에 대고 지나가기를 기다렸던(멋진 칼날이나 창의 모습으로 변함)
어린 시절의 추억이 아른거립니다(경전선- 섬진강 횡단)
아마 시골에서는 그 당시 교통 수단의 첫문명이라 여겼던 철로,,!!
그래서 뚝방길 건너 전해오는 기적소리로 시간을 예측하기도 했지요
타임머신 타고 옛시절로 다시금 되돌아 가 봅니다
-감사합니다
정경숙님의 댓글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철로의 추억에 휩쌓인 교각다리 스물두개
든든한 터줏대감처럼 철로을 받들고 있지요
누군가의 길이 되어준다는것
떠나간사람 꼭 돌아올거라는 믿음을 주는
희망이 묻혀있는곳
철로
기적소리가 오늘도 여념없이 그자리 그곳에서
다리가 되어주고 있음을 느껴봅니다
좋은 작품 앞에 머물다 갑니다
고맙습니다
라동수님의 댓글
라동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군가를 기다리는 그 곳
낮익은 그 길엔
낮선 사람들이 오고가지만
그들은 모두가
낮익은 사람들을 닮았습니다.
추억을 캐는 시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