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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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채 호박에 갇힌 듯한 나방은
가슴이 갑갑했겠지.
송진이 대낮에 흘렀는데도
밤살이성이라 움직이지도 못하고 잡혔으니
괜히 태어났나 싶었겠지.
향을 내는 나무 진 깊숙이 촉수를 넣었다가 아뿔싸
빠져 나올 수 없었던 모기는
진 것을 받아들였겠지.
아마도 새끼를 휘감아 사려 애쓴 듯한 이 곤충은
할 일을 다 한 거겠지.
거미줄만 호박 속에 남겼으니
이런 경우는 비긴 거겠지.
작은 등뼈 동물을 끌어들였고
전갈 두 마리나 묶었으니
세상을 이겼노라고 했겠지.
요만큼 진득진득하게 사는 건데,
눈을 감는 잠깐 동안에 흘릴 눈물로
다 이루었노라고 쓸 수 있겠지.
성 세현
2007.7.22.
추천0
댓글목록
전 * 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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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이 형성되는 과정에도
그렇게 남모르는 애환과 사유가 숨어 있네요.
그래서 호박을 보석으로 대우하나봅니다.
반갑습니다. 성세현 시인님!!
금동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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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가지 사연들이 무수히 쌓여 있었네요
잘 보았습니다
朴明春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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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득찐득
송진
피부에 와 닿는 듯 합니다
송진을 가지고 장난 친 생각들 하며~~
즐감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