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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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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지은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9건 조회 2,067회 작성일 2007-04-0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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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봄

지은숙

탱탱하게 부푼 산허리에
새살 돋듯 참 꽃 바알간 봄이다
붉은 삶 한나절 언덕배기에
터-억 누운 봄이다
또-옥 소리 내며 모가지 떨어져 죽은
저 자세는 주위를 살피다
좀 더 버티어볼까
요리조리 계산을 하다
손을 놔 버린 자세다
산 목련 일제히 일어서서 불 밝힌 환한 봄밤이다
이 언덕배기에서
발을 헛디뎌 으 악하며
눈을 치켜뜨고 사지를 벌린 저 자세는
뇌진탕으로 사망한 자세다
어떤 이는
죽은 놈만 불쌍하다고
말들 거들겠지만
그저 누운 채로
시간만 놔버리는 일이라는 게
뭐에 그리 불쌍한 일인지
살아서 당하는 고통이
저보다 못할까
구십 이년식 그 집 프린스는
몇 달째 꼬질 하게 주차장에 엎드려 있다
하릴없는 고양이처럼 사내로 어슬렁거린다는 일
마른슬픔처럼 차창 위 부석부석 한 봄이다
시뻘건 동백은 점점 무더기로 내려앉는데
그 집 사내는
아직도 문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쪽 팔리는 봄이다
DSCN0283.JPG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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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프린스에 누운 목련 그리고 산허리 감도는 봄  짓이 서정을 옭아 맵니다
아직도 30대 입니까? 화사합니다.
고운 봄 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김현길님의 댓글

김현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집 사내는
아직도 문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쪽 팔리는 봄이다

지은숙 시인님 저번 모임에 참석치 못해 뵙질 못했네요.
고운 시 머물다갑니다.

장윤숙님의 댓글

장윤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른슬픔처럼 차창 위 부석부석 한 봄이다
시뻘건 동백은 점점 무더기로 내려앉는데
그 집 사내는 
아직도 문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쪽 팔리는 봄이다

마음에 와 닿습니다. 고운 글  즐감하고 갑니다.

서기성님의 댓글

서기성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봄이 서서히 잠들어 가고 여기저기서 뻘뻘 흐른 땀과 눈물이
도시나 시골 길에서 넝쿨 장미 한 송이처럼 당신의 작품의 인생으로
점 점 다가 오고 새벽이슬비가 시원하게 메마른 땅을 소리 없이 발아
촉촉하게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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