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느낌> 가을 산사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오영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1,049회 작성일 2007-10-14 20:48

본문



가을이 남자의 계절이라면
가을 산은 어머니의 가슴을 닮아 있다 했는가?
가을의 산사는 해진 바랑 하나 걸머진 아들을
가슴에 품는 어머니처럼 그저 웃는 듯 마는 듯
사람들을 맞는다.
천 년의 세월……
천 번의 가을을 보내고 맞이하는
범종 각 맞배지붕에는 검버섯 같은 이끼와
경내에 향냄새가 그윽하다
물푸레나무, 배롱나무, 정향나무,
그리고 이름을 모르는 나무들이
서로 등을 두드리며 고만고만 서 있다.

언제였던가?
사는 게 먹먹하여 이곳을 찾았던 것이……
마음단속 못해 무작정 이곳을 찾았던 때가……
귀 막고 고집 부리는 아이처럼
내 안에 돌담을 쌓던 시절,

石燈에 누군가가 불을 켜 놓았다
염원을 담은 초심이 가늘게
합장하며 굴신하는 여인네의 뒷모습을 닮았다.
천 년 전 어느 무명의 석공이 혼신의 힘으로
돌에 먹줄을 놓고 나무심에 물을 멕여
단단한 돌을 정성껏 다듬었으리라……
일찍이 돌을 깎는 일을
도를 닦는 일과 같다고 했던가?
단순한 듯 단정함……. 어긋남 없는 단호한 대칭
사랑하는 연인의 모습,
혹은 어머니의 가슴을 생각 했으리라……
계절을 보내고 또 계절을 맞이하며

그도 나처럼 이 자리에 서서
석등을 오래도록 바라 보았을까?
대웅전 처마의 풍경 소리도 들었을까?

콧등이 알싸하게 아려온다.
향 냄새 때문이 아닐지라도……

-----------------------------

향기 나는 사람

                        도 정 / 오 영 근

산사에 들어
국화 차 한 잔을 마신다.
은은한 향기를
가을 추억처럼 입술에 묻힌다.

속세를 떠난 향기 나는 사람이 있다.
그의 찻잔에는 풍경소리가 머물고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는 목어
그 눈망울이 가을처럼 번지는

내 잔에는 냄새 나는 투정과
지난 가을 떠나 보내지 못한
때묻은 추억들뿐이지만
그에게서는 향기로운 향이 난다.

나도 누군가에게 찻잎 같은 사람이고 싶다.
정 한으로 뒤척인 마른 세월
그의 가슴 빈 잔에 어우러져
풍상의 살점 우려내고 싶다.

그 향기 입술에 거둘 때
향기 나는 추억 같은
그런 사람이고 싶다.

<06 가을, 빈 여백>
추천1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詩에 공감하며 깊이 빠져드는 이유는요?
누구나의 삶은 닮은꼴이라서 일까요?
고운 시향에 젖었다 갑니다.
환절기에 늘 건강하시길요.~~^^*

오영근님의 댓글

오영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러 시인님들 반가움과 감사 하는 마음으로 인사 올립니다.
이 가을 잘 들 보내시길 바라며,
좋은 글들 많이 쓰시길 바랍니다.

오영근 올림.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石燈에 누군가가 불을 켜 놓았다
염원을 담은 초심이 가늘게
합장하며 굴신하는 여인네의 뒷모습을 닮았다.
천 년 전 어느 무명의 석공이 혼신의 힘으로
돌에 먹줄을 놓고 나무심에 물을 멕여
단단한 돌을 정성껏 다듬었으리라……
일찍이 돌을 깎는 일을
도를 닦는 일과 같다고 했던가?
단순한 듯 단정함……. 어긋남 없는 단호한 대칭
사랑하는 연인의 모습,
혹은 어머니의 가슴을 생각 했으리라……
계절을 보내고 또 계절을 맞이하며
~
느낌 새김 해 봅니다
향그로운 가을 되십시오~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21,451건 436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4051 no_profile 대전지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4 2006-09-24 0
4050
보름달 댓글+ 7
김옥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4 2006-11-06 0
4049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4 2007-01-09 1
4048
멀고 먼 길 댓글+ 4
최애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4 2007-09-20 0
4047
연륜 댓글+ 5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4 2007-12-17 5
4046
생각 댓글+ 6
고윤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4 2008-03-19 5
4045 조소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4 2019-08-30 5
4044 김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4 2020-07-27 1
4043 박안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4 2020-06-04 1
4042 김인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4 2020-07-19 1
4041 김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4 2020-11-18 1
4040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4 2021-08-15 1
4039
고물상에서 댓글+ 9
김승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3 2006-03-10 0
4038 정해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3 2006-03-11 1
4037
새 핸드폰 댓글+ 8
함은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3 2006-04-19 0
4036 박영춘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53 2006-07-14 0
4035 신의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3 2007-01-09 1
4034
봄 나들이 댓글+ 8
목원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3 2007-03-16 4
4033
선풍기 댓글+ 1
홍갑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3 2007-09-02 0
4032 고산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3 2007-10-02 0
4031
상사 (相思) 댓글+ 9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3 2007-10-30 10
4030 최승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3 2007-11-14 3
4029 전 * 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3 2007-12-30 5
4028
물이 참 달다 댓글+ 2
김종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3 2016-11-06 0
4027 조현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3 2018-04-05 0
4026
물의 언어 댓글+ 3
no_profile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3 2019-03-02 0
4025 하종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3 2019-07-25 3
4024
가면 댓글+ 11
정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2 2006-01-18 2
4023 박인과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1052 2006-01-22 0
4022
스케치북 인생 댓글+ 4
금동건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1052 2006-05-15 2
4021 목원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2 2006-08-15 0
4020 현항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2 2006-09-12 0
4019
장미의 일생 댓글+ 1
오형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2 2006-10-21 0
4018
가을 너 소녀야 댓글+ 4
최경용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052 2006-11-21 0
4017 홍갑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2 2007-03-04 1
4016
평온 속으로 댓글+ 10
장윤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2 2007-03-10 2
4015 목원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2 2007-04-22 1
4014
實 年의 삶 댓글+ 5
목원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2 2007-09-15 3
4013
연꽃 옆에서 댓글+ 10
김옥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2 2007-10-08 1
4012 no_profile 편집부-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2 2016-03-04 0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