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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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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오영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117회 작성일 2007-09-11 05:11

본문

몇 일 째 추적거리던 비가 잦아들며
그저, 차 유리창에 분무기로 물을 뿌리듯 내린다
얼마간의 간격을 두고 차 창에 윈도우 브러시가 한 차례씩 생각을 지워 나간다.
쏴아~~바람이 불면 작은 빗방울들이 우수수 창에 모였다가
슥~ 지워진다.
페이지를 넘기며 한 장 한 장 지워지는 생각의 파편들처럼
흑백 영화필름의 정지 사진처럼
한 도막씩 이어지는 빗속의 상념들이
잠깐 동안 나타났다 지워진다.

단지 십여 분 거리에 이토록 아름다운 길이 있었구나.
산길 커브를 돌아 하얀 수녀원 건물을 지난다.
하얀 나비 같은 건을 쓴 수녀님!
고모님도 어릴 적 수녀원엘 들어 가셨던가?
성직자들을 보며 자꾸 슬프다는 생각을 하는 것
흰 색, 혹은 잿빛 옷을 걸친 수녀님이나 스님들의 모습에서
절제된 엄숙함 보다는 칼날 같은 슬픔을 연상하는 것은
내 안에 아직도 남아있는 조각 난 젊음 때문이었던가?
엄동의 산사
분풀이하듯 무작정 입산했던 스믈두살의 겨울과
파이프 올간의 울림통에 몸을 기대야 했던 서른 살의 가을처럼

정작 그 분들의 마음은 어쩌면 나비처럼 가벼울지도 모를 일
속세의 나는 어찌 이리도 무거운 마음이란 말인가?

나비……
이제는 나비의 한가로운 날갯짓도
무념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나이가 되었는데도

그저 가을 탓이려니……
무덥던 여름 그 정열 같은 청춘을 지나
지천명의 문턱
또 한 번의 가을
그 초입의 빗방울 탓이려니…… 
-
----------------------------

캄보디아 저녁  / 마종기

천 년을 산 나비 한 마리가
내 손에 지친 몸을 앉힌다.
천 년 전 앙코르 왓트에서
내 손이 바로 꽃이었다는 것을
나비는 어떻게 알아보았을까.

그 해에 내가 말없이 그대를 떠났듯
내 몸 안에 사는 방랑자 하나
손 놓고 깊은 노을 속으로 다시 떠난다.
뜨겁고 무성하고 가난한 나라에서
뒤뜰로만 돌아다니는 노란 나비

흙으로 삭아가는 저 큰 돌까지
늙어 그늘진 내 과거였다니!
이제 무엇을 또 어쩌자고
노을은 날개를 접으면서
자꾸 내 잠을 깨우고 있는가.
--------------------------

<09월 가을 >

** 사는 일에 매달려  함께 하지 못한
    북한강 문학비 행사......
    죄송스런 마음으로.....***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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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박기준님의 댓글

박기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건안하시지여?
반가운 마음으로 인사 드립니다.
돈이 많아도 사랑은 부자가 아니라는 말이 생각나네여
산과 도시
사막과 평온 --- 햇빛은 공평한가 봅니다.
가난해야 사랑이 부자라는 것 도 아닌데...
무거움은 마음에 있기에 더욱 행복이 마음을 그리도 갈망하나 봅니다.
감사히 머물다 갑니다.^^

김성회님의 댓글

김성회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좋은글 즐감합니다.
그렇군요 아쉬움이 남으리라 사료됩니다.
너무도 아름답고 좋은 행사였지요.
문인이란 이름으로 두번다시 찾아오질 않을
그토록 좋은날 아쉬운 선생님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위안하시고 다음기회에 즐거운 모습으로 뵙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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