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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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의 마음 / 백초 이필영
시퍼런 비바람의 서슬에 쑥물 들면 따사로운 햇살이 주는 보약을 달여 마시며
허리뼈 곧추 세우고 하늘 향하는 교목의 팔에 매달려
빈하늘 한 귀에 진푸른빛 잎사귀는 조마조마한 생을 열었습니다
머리채를 잡아 당기는 중력의 맵디 매운 손길은
시간의 동굴을 지날 때마다 더해지는 낙하의 두려움에
흐느끼는 눈물의 아우성을 외면하고 다리에 천 근의 추를 달았습니다
마야 곳곳을 돌고 온 바람의 속삭임은
힘겹게 버티던 그녀를, 낯선 엘도라도로 향하게 했습니다
감각의 촉수가 닿을 수 없는 그 곳을 향해 자라나는 상사병은
그토록 놓을 수 없었던 빈하늘의 생을 한숨의 서릿발에 날려 보냈습니다
가을 끝자락에 선혈을 토해내며 파아란 여백 물들이고
서러운 상흔을 곱씹으며 또다른 세상을 향해,,
검은 도포 자락 휘날리며 다가온 바람과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넙니다
가지를 쥔 손가락이 펴집니다
스르르
스르르
진푸른빛 잎사귀는 부드러운 흙가슴에 안겨 고이 고이 잠이 듭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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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훗날,, 서러운 상흔에 새 살로 돋아오르는 꿈을 꿉니다
2007. 9. 26 수요일 01시 17분
댓글목록
김성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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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은 그렇게 흙가슴에 안겨 꿈을 꾸는군요.
봄여름 함께 했던 자리에
그리움처럼 새 순을 남겨놓기도 했는데...
고운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건강하세요.
김영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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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처럼 계절에 밀려 퇴색하여 가는
그 낙엽을 바라보면서.....감사합니다...
이순섭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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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바람 몰려왔다 소리 없이 스치는 자락에 누어 일어선 떠나간 한가위 잘 보내셨어요. 이필영 시인님.
낙엽의 마음은 순수하다 못해 차마 떨쳐버릴 수 없는 찬 기운에 바람 부는 대로 흩어졌다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집니다. `낙엽의 마음` 잘 감상하였습니다. 가을 바람 품에 안아 따스한 마음 전하는 곳에 비치는 가을
햇빛 같은 풍성한 가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전 * 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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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파리 떠나온 그자리엔
보이지 않는 생명의 흔적이 머물고 있지요.
돌고 도는 윤회의 법칙에는
창조주의 오묘한 뜻이 배어 있어
인간의 작은 가슴을 열어 준답니다.
이파리들, 침묵하고 있을 뿐이지요.
이 아침, 이필영 시인님의 글에 마음 담고 갑니다.
이월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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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멀지 않아 앞, 뒤 마당의 낙엽들을 쓸어모아야 할까 봅니다.
낙엽을 쓸 때 시인님의 글이 생각이 날 것 같군요.
아름다운 글입니다. 건강하시죠?
아름다운 계절에 고운 글 많이 쓰세요 시인님..
최승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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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땅에 썩으면...
고운글 음악 즐감하고 갑니다.
건강히시고 건필 하세용
朴明春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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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훗날,, 서러운 상흔에 새 살로 돋아오르는 꿈을 꿉니다 ~
행운이 늘 그득한 삶
아름다운 시향에
머뭅니다.
문운 빛나시길 기원합니다. 필영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