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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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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해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912회 작성일 2006-03-2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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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수필





내가 수필가가 되리라는 꿈을 가져본 적은 없었다. 그저 글을 읽고 쓰기를 좋아하다보니 그때그때 나의 오감에 와 닿는 것들을 붓 가는대로 적어보는 재미였고, 그것이 나만의 자그마한 만족이었을 뿐이었다. 어쩌다 내가 쓴 글들을 사이버동호회게시판에 올리기도 하여 누가 관심의 덧 글이라도 달아주면 그것이 나의 행복이었을 정도로 그 어떤 욕심도 없었다.

문인이 된 벗들이 등단하라고 권유가 있을 때마다 나는 애써 피했다. 등단한 선배들의 작품들을 읽어보면 나도 등단하면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것이 나의 삶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나로서는 그것이 나를 위장하는 허세일 뿐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문인들에 대한 나의 시선은 그렇게 좋지 않았다. 이오덕 선생님의 글을 읽은 영향이라 생각된다.


이 오 덕 선생님의 글 중에서

『 나는 글과 사람은 따로 볼 수 없고, 따로 보아서도 안된다고 생각된다.
글과 사람을 다른 것처럼 보는 것은 우리가 글을 바로 보지 못했거나 사람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람을 잘 못 이해하기도 예사이지만 글을 잘 못 보는 일도 흔하다. 더구나 재주꾼들이 써 놓은 글에 속아 넘어가는 일이 너무나 많다.
세상에는 사기꾼들이 얼마든지 있는데, 말로 사람을 속이는 사람도 많지만 글로, 문학이라는 이름의 글로 사기를 치는 사람도 알고 보면 놀랄 만큼 많다. 적어도 내가 겪어서 알고 있는 바로는 그렇다. 다만 이런 사기꾼들은 훌륭한 문필가로 세상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는 것이 말로 하는 사기꾼과 다를 뿐이다. 글은 온몸으로 써야하는 것이지 머리로 써서는 안된다. 사기꾼들의 글이 머리로 쓴 글이다. 』


나는 선생님께서 몸소 체험하신 바를 바탕으로 쓰신 이글을 읽고 나서 등단과 문인에 대해서는 관심 밖의 일이 되고 말았다. 그런 내가 수필가가 되고 말았다. 참으로 묘한 일이고,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어느 누가 나에게 손가락질을 해 댈 것 같기도 하다.

어느 날, 여유시간이 있어서 내가 쓴 글들을 읽어보다가 나도 모르게 욕심 하나가 생겼다. 나의 글들을 책으로 만들어서 내 아들들이, 내 손자들이 훗날 읽어보면 ‘내 아버지가, 할아버지가 이렇게 사셨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겠다 싶었다. 한권의 책을 내 보고 싶은 욕심을 가진 것은 내가 할아버지를 비롯한 조상님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통하여 얼핏 알고 있을 뿐 그분들의 삶이나 철학에 대해서 아는 바가 별로 없음을 평소에 안타깝게 느끼고 있었던 데서 비롯됐다.

그런 욕심으로 나의 글들을 모아 정리를 해보니 600여 편에 A4용지에 1700페이지의 분량이었다. 그때부터 발간을 위하여 출판사들을 둘러보며 만나서 상담도 해 보고, 원고를 보내서 무료출간의 가능성도 타진해 보고 하면서 출판사 이곳저곳의 장단점들을 비교나열해 보기도 했다. 단행본 발간에 있어서 자서전 형식과 문학작품의 형식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했다. 나의 글들을 읽어본 출판사 관계자들이 그렇게 권유도 있고 해서 여러 가지 생각 끝에 후자를 택하고 말았다.

그런데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출판사‘도서출판 그림과 책‘ 발행인의 권유에서였다. 작품집을 문인자격과 일반인자격으로 발간하는 것에 대한 차이점 설명에서 등단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이야기였다. 나의 글들을 읽어본 그 분은 충분히 등단이 가능한 작품들이라면서 나의 글들이 가지는 장점들을 열거하였다. 그리하여 얼떨결에 원고를 제출하고 심사를 통하여 수필가로 등단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2005년 《그 남자의 소꿉놀이》라는 수필집을 탄생시켰다. 전국 50여 서점에 나의 수필집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으나 무명신인의 수필집이 잘 팔릴 리가 없다.


그리하여 수필가가 되고나니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글쓰기가 예전처럼 편하지 않게 된 것이다. 또 나의 글들을 함부로 어디에 내어 놓기가 망설여졌다. 나의 글이 이젠 전문가의 글이 되어버렸기 때문이고, 문인으로서 갖추어야할 문학이론의 바탕이 부족한 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짧은 시간에 참으로 많은 책들과 씨름하며 불을 밝혀야 했다. 문학이론, 수필창작이론 공부였고 문장기술이었고, 명작수필의 감상들이었다. 여간해서 펼치지 않았던 국어대사전에 손때를 묻혀야했다. 내가 한국 사람이면서 우리가 항상 사용하는 말인데도 어휘들에 대해 딱 부러지게 정의할 수 없는 나의 어휘실력 때문이었다. 공부를 위함이지만 책을 펼치고 있는 동안에는 귀신이 나타나서 나를 잡아가도 모를 정도로 깊이 빠져들었고 난 그것이 글을 쓰는 것보다 더 재미났다, 명작수필들을 감상하고는 작품들을 내가 공부한 바탕으로 평가를 하는 일도 여간 흥미 있는 일이 아니었다. 누가 들으면 웃을 일이지만 수필의 종류에서부터 수필의 구성·본질성·주제와 소재 그리고 문장론에 이르기까지 짚어보고 나 나름대로 점수를 매겨보는 것이다. 나의 이런 작업은 나로 하여금 수필가로서의 실력과 자질을 갖추어 나가기 위함이었다.

그런 수고를 나의 수필을 위하여 쏟아 부었는데도 수필을 창작해 놓고 보면 어쩐지 부족한 느낌 투서이었다. 나 딴에는 온몸으로 쓴 글이었는데도 말이다. 나의 수필에 있어서 내가 알지 못하는 그 어떤 부족함이 늘 나를 괴롭혔고, 내 입으로 차마 수필가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에 내가 한국수필가협회에 회원으로 소속된 지 얼마 지나지 않는 을유년 어느 날 협회에서 편지 한 통이 집에 배달되어왔다. ‘조경희 선생님의 추모 및 송년의 밤’ 행사를 알리는 내용이었다. 조경희 선생님의 함자는 들어서 알고 있었으나 그분에 대해서 깊이 아는 바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회원의 의무라는 생각으로 행사장에 참석했었다. 그런데 행사장에서 뜻밖의 횡재를 가졌다. 이철호 이사장님을 비롯해서 평소에 조경희 선생님과 가깝게 지내시던 문인들께서 생전 그분과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그분에 대한 존경심이 생겼다, 그분은 수필가이시고 그분의 삶 자체가 바로 수필이었다는 이야기에서 나의 수필이 가지는 부족함이 무엇인지를 찾아낸 것이었다.

그렇다. 나의 삶 자체가 수필이 되지 아니고는 온몸으로 쓴 수필이 라 말할 수 없고 진정한 수필이라 말할 수 없다는 깨우침이었다. 그때서야 내가 읽은 몇몇 선배 문인들의 글들에 대해 수긍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철학과 현실>을 발행하고 계시는 김태길 교수님의 강좌 글 중 ‘글과 사람’에 “수필은 나 자신을 사람을 만드는 일”이라 했고, 유한근 님 글, ‘수필은 인품의 문학’이라 했다. 김창동 님의 ‘좋은 글, 좋은 문인의 요건’ 중에서 “ 글을 쓰는 일도 끝없는 도(道)에 이름이다 ”했고, 도창회 선생님의 <수필문학론>에서 “ 시인은 말을 놓을 자리를 아는 사람이고, 소설가는 인물을 놓을 자리를 아는 사람이고, 수필가는 인격을 놓을 자리를 아는 사람”이라 했다. 그리고 조경희 선생님의 삶은 그 자체가 수필이라 하셨다.

내가 수필이랍시고 글을 써놓고 읽어보면서 느끼는 그 어떤 어색함 과 부족함은 바로 나의 인품을 갖추지 못함이다. 수필은 나의 삶에서 인간됨을 우선적으로 요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 생각하니 부끄럽고 고개가 수그러진다. 수필가로서 갖추어야 할 인품을 갖추기 전에는 수필을 쓰지 말아야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마약중독자처럼 발광이 나서 이렇게 또 글을 쓰고 있다. 진정한 나의 수필을 위하여 마음 수양 좀 하고 바른 삶부터 익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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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윤해자님의 댓글

윤해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정해영 수필가님~^^*
우리들은 이제서야 진정한 문인의 길로 들어섰고, 또한 많은 배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비감하는 날들입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구요....선생님의 말씀에 십분 동감합니다.
열심히 노력하고 저 또한 노력하여 진정한 문인이 되어야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리며~ 홧팅~!!! 입니다.ㅎㅎㅎㅎ
건 필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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