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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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1건 조회 1,165회 작성일 2007-10-12 12:39본문
이 월란
책을 읽다가 밑줄 하나 긋습니다
다시 돌아와 펼쳐 볼 것도 아니지만
밑줄 하나 그어 둡니다
가슴 속에 하선(下線) 치듯
그렇게 살고 싶은, 그렇게 살고 싶게 만드는
구절 아래 잇다라 긋는 선 하나 새겨둡니다
그냥 지나치면 헐어내린 내 한 귀퉁이 마저 허물어질까
내일이란 이름으로 다가올,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첫 눈 내린 새벽길 같아
눈 감으면 보이는 내 유년의 맑은 창같아
마음의 서랍에 깊이 넣어 둔 엽서 속 필체같아
자로 그은 듯 또옥 바로 선 하나 그어 둡니다
밑줄 위에 얹어 두고 덮어지는 그 언어들이
줄 밟듯 내 삶의 길을 대신 밟아 줄 것도 아니지만
사각사각 낙엽 밞으며 지나 온 길
바람 한 점 남아 부서진 낙엽마저 쓸고 갈지라도
그저 한 줄 그어 두고 가는 것
다신 돌아올 수 없는 순간 아래 밑줄 하나
주욱 그어두고 가는 것
사는 것이, 그런 것이 아니던가요
2007.10.11
댓글목록
이미순님의 댓글
이미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책을 읽다 가끔은 저도 밑줄 하나 긋습니다.
그 귀절이 좋아 다시 한번 읽고 또 마음속에 음미 해보는 걸요
밑줄 위에 얹어 두고 덮어지는 그 언어들이
줄 밟듯 내 삶의 길을 대신 밟아 줄 것도 아니지만
사각사각 낙엽 밞으며 지나 온 길
바람 한 점 남아 부서진 낙엽마저 쓸고 갈지라도
무엇보다도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이 되어 주는 걸요
이월란 시인님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는 시집 다시 한번 축하 드립니다.
강인자님의 댓글
강인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삶을 되돌아봅니다. 하나의 밑줄을 그을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이네요.
김옥자님의 댓글
김옥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습관으로 좋은 글이 탄생하나봅니다
일상 생활에도 밑줄 하나 그으면서
언제까지나 행복하십시오
김영배님의 댓글
김영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If I could under-Line that my important life
I`d save every day like a treasure and then again
I would spend with them....eternity passes away]
내가만약 나의 중요한 삶에 밑줄을 그을 있다면
모든날들을 보물처럼 아껴 두었다가
그들과 함께 보낼거예요....영원이 끝날때까지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신 돌아올 수 없는 순간 아래 밑줄 하나
주욱 그어두고 가는 것
사는 것이, 그런 것이 아니던가요"
동감 입니다.
이월란 시인님 축하드립니다.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는 시집 !
건강하시고 항상 행복하세요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살아가며 스치는 온갖 인연들에 한번 더 눈길주고
한번 더 반추하려는 시인님의 삶의 방정식을 배워갑니다.
법문 박태원님의 댓글
법문 박태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살면서 그어진 마음의 표지를
하나 둘 떠오를 때 마다
달빛으로 지운답니다
자꾸 지우는데
앞 산 두견새 울며
달 속
둥지로 돌아가지요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날마다의 삶이
믿줄을 그을 수 있는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월란 시인님.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책에 밑줄 그냥 긋지만 대부분 자 대고 똑바로 줄을 긋습니다. 생의 발걸음
두 길에 걸어가다 언젠가 어디서 만나고 있습니다.
올리신 글월 `밑줄 잘 감상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성재님의 댓글
김성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생을 이리저리 휘저어 보는
시인님의 통찰에 고개숙입니다.
밑줄 하나 그을 수 있는 주말되소서.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 책 속에 그어진 금들은 언제나 직선이 아닌, 물결선~~...
오늘 그을 선도 물결선일 것을~~...
늘 깊은 思考를 요하는 詩에 오늘도 빠졌다 갑니다.
이월란 시인님, 건강하시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