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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센터에서(파블로네루다 기념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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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장대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859회 작성일 2009-11-16 21:28

본문

20세기의 대문호인 칠레의 파블로네루다 탄생 105주년 기념대축전 한국 시상위원회가 주최하고, 국제펜클럽 한국본부와 한국문학세계화 추진위원회가 후원하는 기념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었기에 수상작 3편 중 두 편을 소개합니다.
 


      그들의 꿈
                        /소택 장대연


 『고향이 그리워도 못가는 신세,
꿈에 본 내 고향이 마냥 그리워』
1.4후퇴 때 혈혈단신으로 월남한 그가
취기 오르면 바늘 튀는 레코드판처럼
뱉고 또 뱉는 십팔번 딱 두 소절이었어.

우리 동네 제일 큰집 금촌 댁에는
머슴살이하는 사랑방 엄씨가 있었는데,
마흔 넘은 노총각 그에게도
잃어버린 고향을 대신할 꿈이 생겼었지.
면사무소 옆 골목 안의 대폿집 吳양
그녀의 고향이 어딘지 아는 이는 없어도
간드러지게 넘기는 동백아가씨 한 곡으로
뭇 사내 손 안에 쥐고 흔들던 그녀를
애도 어른도 누구나 다 똥갈보라 불렀어.
『영춘옥』미닫이에 드리워진 발 뒤에
새빨간 립스틱 묻은 담배 꼬나물고
허연 넓적다리 드러낸 채 화투 패 떼고 있는
그녀를 훔쳐본 날이면 더욱 간절했기에
받은 새경 두둑한 농한기 어느 날
하룻밤 품에 안고 뒹구는 바로 그 꿈이었지.

야반도주의 풍문 잊혀져간 세월에
니나노 가락마저 전설이 되어버린 
그 옛날 대폿집 골목 안 예저기에
희끗희끗해진 머리카락 嚴씨와
잔주름 기미 가득한 얼굴 吳양은
과일 야채 듬뿍 실린 트럭 몰고 다니며
나눠주고 있었어, 일심동체로 일궈낸 꿈을.

 



    카센터에서


9년째 알콩달콩 동거해온 그녀가
시름시름 병치레 빈번해지더니
요즘엔 데리고 외출할 때마다 끽끽
앓는 소리까지 내며 병원 가자고 조른다
이참에 아예 종합검진을 받게 해주리라
큰 맘 먹고 날 잡아 병원엘 데려갔더니
여기 저기 진찰 하던 의사가
곧바로 그녀를 수술대위로 들어 올린다
밑을 집중적으로 해부하고 있는 듯 했다
뜯고 조이고 이식하는 수술실 기웃거리던
난 저려오는 가슴으로 눈시울을 적셨다
번지르르한 화장 빨 겉모습에
멀쩡한 줄만 알았던 그녀가 저 지경으로
밑이 다 헐어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이날 이때까지 불평 한 마디 없이
이토록 무심한 나를 뒷바라지 하느라
만신창이가 된 그녀의 아랫도리 앞에
차마 고갤 들 수 없어 수술실 밖으로 나왔다
자판기 커피 한 잔 뽑아 들고
구석빼기 의자에 앉아 바라보는 허공엔
30년 조강지처 마누라 얼굴로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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