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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宋句里 집 이야기> ㅡ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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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목원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970회 작성일 2007-04-10 09:26

본문


연재  <宋句里 집 이야기>  ㅡ2


宋句里가 서울의 YWCA 커피 룸에서 친구의 소개로 선을 보고 오사카로
돌아온 후 사흘 되는 날 서울서 붙어 편지가 왔다.


"순"으로 붙어 온 편지


句里님!
차면 비울 가을 산을 오늘 다녀왔어요.
여느 때와는 달리 생각은 깊은 산골짝으로 발을 옮기고
시선은 그 저 먼 하늘빛을 담고서 말없이 향수에 잠기는
산행이었어요.

반갑게 맞아주는 회원들의 표정도 이야기도 오늘은 모두
관심 밖으로 밀어내고 내마음 속의 누군가와 함께 산길을
갑니다.

손을 잡고 걸을 수는 없지만 아무도 몰래 떠 올려 보는
눈빛 때문에 마움을 곱디 고운 단풍이 그러하듯 금새
물들어갑니다.

귓볼을 간지럽히는 바람의 속살거림과,  불붙기 시작한
능선 아래 그림처럼 앉은 암자의 텃밭에서, 맨드라미며
봉선화 주위를 맴도는 고추잠자리를 바라보는 여승의
파르란 머리가 눈이 시리도록 고와 보여요.

    산행에서 제일 즐거운 시간은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약수 한 잔과 너른 바위에 걸터 앉아 도시락을
함께 먹을 때지요.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들을 닦고서 빙 둘러 앉아
김치며 도라지며 각자 싸온 도시락 반찬을 나누어 먹을 때
그리고 회장님의 구수한 얘기를 들을때,
너무너무 재미있어요.

    산에서 만나면 서로 사는 얘기며 문학적인 얘기도
주고 받고요. 때로는 산상 토론이 깊어져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앉아 있는 경우도 있어요. 또 회원 가운데
작품집을 발간한 사람이 있거나 베스트 셀러가 있을때
회원명의 상패도 전달 하고요. 그리고 경치가 빼어난 곳이
있거나 의미 있는 바위라든가 산사를 배경으로 함께 모여
사진을 찍기도 해요. 시낭송도 하구요.

    간간이 콧노래도 부르지요. 누구나  산에 오르면 
맑은 공기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자연의
동화돼 순수해 지거든요.

    아이들 처럼요. 산에 오를때 부터  산을 내려올 때 까지
웃음 소리가 끊기지 않는 이유도 그 때문인가  봐요.
    산을 내려와서는 인근의 주막집에 들러 두부와 파전,
도토리 묵, 오징어 등을 안주삼아 막걸리 한 잔으로
뒷풀이를 하지요. 서로 그냥 헤어지기가  싫으니까요.
오늘도 그랬어요.

    집에 돌아와서 句里님께 전화 드렸을 때 제게 일어나고
있는 일상의 모든 일들을 자신에게 얘기 하듯 누군가에게 
말 할 수 있다는 것이 즐겁고 행복했어요.

    그 누군가가 제 학교 동창이거나 사무실 동료, 선후배가
아닌 마음 속에 늘 함께 있는 그 누구이길 바랬기 때문에
그리고 진심으로 제 이야길 들어 주시기  때문 
흐믓했나봐요.

  그런데 句里님!
오늘은 그냥 제 마음이 저려와요.
맥주를 한 잔 하셨다는 그 말씀이 왜 그리 외롭고
쓸쓸하게 들려 왔는지 모르겠어요.
    혼자라는 이유만은 아닌 것 같았어요.

제 생각엔 뭐가 채워지지 않은 부분이 있고 그
허허로운 마음을 달래느라고 한잔 한잔  비우신 것 같아요
  句里님! 사시는 모습이 보고싶군요.  글쎄요. 제가 혼자
살아 오면서 느꼈던 그런 기분인 것 같기도 하구요.

    저는 글을 쓰거나 여행을 하면서 아니면 산을 오르면서
그런  부분을 채워왔거든요. 아닐 수도  있지만 그런
느낌을 받으니 제 가슴이 저리고 아팠어요.

  句里님!"목동의 노래" 정말 잘 들었어 요.
섬세하시고 자상하신 분이라는 걸 또 한번 느꼈어요.
저도 평소에 노래 부르는 걸 굉장히 좋 아하거든요. 특히
기분이 좋은 때는 말이예요.

    사무실에서 다들 어쩜 저리 밝게 사느냐고 그래요.
제가 없으면 사무실이 텅 빈 느낌이 들고 웃음이 없대요
삼십이 넘은 노처녀가 너 무 꾸밈이 없다나요. 제가
집을 나와 혼자 사는 걸 모르거든요.

    그저 시를 쓰는 글쟁이니까 자기 세계가 확실하고,
마음에 드는 상대가 없으니까 결혼을 하지않고
사는 여자라고만 알고 있거든요.
게다가 가끔씩 듣고 싶다는 노래도 들려 주니까요.
얘기도 잘하고 고민이 있는 동료들의 상담자가
되어 주기도 하구요.

  句里님!
  제가 누굴 만나든 그 분의 가슴이 따뜻하고
넓고 자상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작은 행복을 함께
심을 줄 아는 분이면 더욱 좋겠어요.
  가끔씩은 제 어리광도 받아 주실 수 있는 분이길
바래요. 저처럼 잘 웃는 분이면 더욱 좋고요.
다음에도 좋은 노래 들려주세요. 오늘 들려주신 노래
정말 감사했어요. 늘 잊지 않을 거예요.
  句里님도 제 노래 오래도록 기억해 주실래요?
좋은 저녁 되시길 빕니다.

                                199ㅡ10.ㅡㅡ

                                      ㅡ순ㅡ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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