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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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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no_profile 이내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565회 작성일 2018-02-08 09:06

본문

 세월의 잔고/이내빈


새해가 엊그제 같은데

한달이 저녁 놀처럼 꼴딱 넘어갔다

지난 한달 동안 무엇을 하며 살았는지

사용내역이 생각 나지 않는다

내 세월의 통장 잔고도 확인하지 않고

마이너스 잔고로 과용하며 시간은 지나갔다

시를 쓴답시며

시시껄렁한 언어의 나부랭이들을 주워모아

엮어내는 그런 헐렁한 세월을 먹고 있었다

감정의 잔고도 없이

가슴도 열어젖히지 못하면서

무한한 잔고가 남아있는 것 처럼

무망의 세월을 물쓰듯 하고 있다

쓰디쓴 씀바귀를 씹으며

삶의 여정을 영혼없이 투벅투벅 걷는다

어차피 앞서거니 뒤서거니 결국은

나 또한 혼자가 될 것이다

조용한 오솔길을 따라 혼자 걷다보면

산천이 보이고 삭막한 겨울나무도 보인다

흘러가는 한자락 구름도 보이고 내가 보인다

나는 가끔 홀로 걷는다

달려왔던 지난날에 대한 마무리가 필요하고

잃어버린 나를 찾는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 걸으며 세월의 잔고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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