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함정(陷穽)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권영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1,103회 작성일 2006-02-03 16:53

본문

함정(陷穽)


-1-

개밥별 내리던 어느 날.
쉼 없는 걸음으로 토리 질 하며
밤새도록 한 올 한 올 집 짓고 있는 밤 그림자.



-2-

거미의 작은 세상이 샐 녘 따갑게 쏟아져 내린 햇살에 걸려 흔들리고 있다. 반나절 동안 똬리를 틀고 앉아 있던 초췌해진 그림자 하나. 까칠해진 눈은 한 곳만 쐐기를 박듯 노려보고 있다. 유혹의 향기도 없는 초라한 집 한 채. 그렇게 누군가를 기다리며 귀를 쫑긋 세운다. 윙윙거리던 잠자리의 고단한 삶은 함정으로 빠져 들고 있다. 밀치는 문으로 달려드는 거미줄. 발버둥치며 칠수록 죽음은 애 마르기로 조금씩 조여 왔다. 엎드린 채 꼼짝하지 않던 시선이 흔들리는 곳을 쏘아본다. 물끄럼말끄럼 이는 긴장감이 숨 가쁘게 흐른다. 바싹 바싹 마르던 정적을 깨고 아주 가까운 곳에서 눈알을 도사리는 흉한 모습으로 파르르 몸 떨고 있던 거미는 아주 잔인하게 걸터듬다 군시럽게 기어온다.



-3-

날수 없는 허공
징그러운 비행 접고
죽음 같은 평온한 그림자에 목덜미 내놓는
생의 마감이 고약하기만 한데
물살을 가르는 은어 떼처럼
쏜살같이 빠져나가는
흐트러진 넋의 자락

눈 뜨라!
피 묻은 하늘을 보라
그리고 살아온 흔적을
애써 지우려 하지마라.
갈 데 정해진
서럽고 서러운
하늘로 치닫는 무덤 길



-4-

가물가물 하늘 가까운 곳으로 등 밝고 감추어둔 포승줄로 이승 길을 돌돌 말고 있다. ‘쓰윽’ 폐부 깊숙이 비수를 꼽고 고인 숨소리까지 쭉쭉 빤다. 배각거리는 소리에 몸서리치다 할딱이던 빈 가슴으로 더운 입김을 땅으로 떨어트린 채 찢어지는 퍼덕임은 가르마 길로 가고 있다. 쭉정이만 간들바람에 흔들릴 뿐 끼어들던 햇살마저 비켜서는 오후. 무표정한 거미는 등걸 음 치며 귀퉁이가 찢긴 처마 끝을 감치고 고즈넉이 하늘을 쳐다본다. 마른 바람만 겹겹이 쌓이고 있는데....



-5-
무서리 울컥 되던 어느 날
거미 한 마리가 스스로 목을 매고 아등그러져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추천0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함정에 빠진  어이없는  잠자리의 목숨이
오늘날  현대의 인간사  아닐런지요.
수많은  재앙이  기다리는 살얼음판을 오늘도  겆고 있습니다.
머물다 갑니다.

이승하님의 댓글

이승하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함정....선생님의 글의 함정에 빠졌습니다
건필하세요

오영근님의 댓글

오영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서리 울컥 되던 어느 날
거미 한 마리가 스스로 목을 매고 아등그러져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끝편에 우리네 삶과도 같은 한  마감하는 삶을 보며...
생각하게 하는 시 뵙고 갑니다..감사 드리며

백영자님의 댓글

백영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상사는 먹히고 먹고 산다고나 하지만
먹히지만 않게 안간힘을 다해야 되겠네요
권영국 시인님 의 시안 에서 더욱 느끼고 갑니다.
건필 하세요.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21,447건 460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3087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8 2006-02-04 4
3086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0 2006-02-04 0
3085
까치와 파랑새 댓글+ 7
정해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2 2006-02-04 10
3084
글자 부부 댓글+ 10
홍갑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5 2006-02-04 0
3083
거울 속의 나 댓글+ 9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4 2006-02-04 0
3082 허순임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1206 2006-02-04 0
3081
안녕 하세요 댓글+ 10
서봉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7 2006-02-04 0
3080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2 2006-01-02 0
3079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3 2006-01-02 0
3078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0 2006-01-16 4
3077
그윽한 향기 댓글+ 10
김옥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5 2006-02-03 0
열람중
함정(陷穽) 댓글+ 6
권영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 2006-02-03 0
3075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3 2006-02-03 2
3074 김일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8 2006-02-03 1
3073 하규용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1115 2006-02-03 0
3072 차연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1 2006-02-03 3
3071
기다림 댓글+ 6
윤순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4 2006-02-03 0
3070
봄 아가씨 댓글+ 7
박태원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1338 2006-02-03 0
3069
하늘 댓글+ 10
전 * 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2 2006-02-03 1
3068
가족 댓글+ 8
no_profile 임남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9 2006-02-03 0
3067
눈물 댓글+ 5
남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3 2006-02-03 0
3066
구름 같은 인생 댓글+ 8
이선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5 2006-02-03 6
3065 한미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8 2006-02-03 0
3064 한미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8 2006-02-07 2
3063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8 2006-02-02 0
3062 홍갑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8 2006-02-02 0
3061
순응(順 應) 댓글+ 11
정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9 2006-02-02 0
3060
용주골 댓글+ 4
권영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0 2006-02-02 2
3059
파 도 댓글+ 10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9 2006-02-02 0
3058
불꽃으로 댓글+ 9
전 * 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1 2006-02-02 0
3057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6 2006-02-02 0
3056 no_profile 임남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4 2006-02-01 0
3055
인사드립니다. 댓글+ 9
김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3 2006-02-01 0
3054 전승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1 2006-02-01 0
3053
유관순 드림 댓글+ 10
이선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8 2006-02-01 15
3052
잡히지 않는 힘 댓글+ 4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3 2006-02-01 0
3051
나의 명절 댓글+ 6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2 2006-02-01 0
3050 이승하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1866 2006-02-01 0
3049
인사 드립니다. 댓글+ 9
김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2 2006-02-01 1
3048 윤해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8 2006-02-01 0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