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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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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오영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1,204회 작성일 2008-02-07 14:46

본문


설날 아침
아직은 대학생인 두 아들녀석과 차례를 지냅니다.
내게는 부모님이지만 두분 모두 어릴 적 돌아가셔
녀석들은 할머니 할아버지 얼굴도 모르는…
차례를 끝내고 촛불을 켠 채 잠시 자리를 비웁니다.
부모님들 떡국 천천히 드시라고…

회사의 일들과 잡다한 사람…사람들과의 일들로
기어이 혓바늘이 돋았습니다.
몸을 돌보지 않는 주인에게 항거하듯
혀가 제 스스로 제 몸에 뜨거운 말뚝을 하나 박아 놨습니다.
나는 아무 말도 못합니다.
아니
입 다물고 잠자코 반성 하라는 의미에
나는 그저 묵묵히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평소 제법 잔소리를 하던 제 아비가 오늘은
아무 말도 없으니 아이들과 집사람이 의아해 합니다.
말을 할 수 없으니 자연…..시답쟎은 생각만 깊어 집니다

나도 저놈들 장가가기 전에 죽으면
저놈들 아들이 내 얼굴을 모르겠지?...’
제사를 옳게 지내기나 할런지?...
어느 TV 프로에선가 요즘 젊은 얘들에게 아버지 제사 때
지방을 어찌 쓰냐고 물었더니…’父親死亡紀念日’이라고
겨우 겨우 쓰더라는….
시부모 없어서 복 받은 줄은 모르고
늘 시댁 쪽 일이라면 가재미 눈을 하던 집사람…
‘나 죽으면 어디….두 며느리들한테 거꾸로
시집살이나 한 번 해봐라….’

괜한 심술이 나고…..공연히 심통을 부립니다.
하지만
어쩌면 오늘은 부모님이 그리워 그러는지도 모릅니다.

문득
읽을 때마다 할머니 밑에서 자랐던
내 어릴 적 생각이 나곤 하던 싯구가 생각납니다.
어쩌면 그리도 그 떄의 나를 닮았는지….
누군가 써 놓은 느낌도 함께 올려 봅니다.

----------------------------------

밤나무 / 이윤학

소풍 나온 아이들
풀밭에 앉아 노래를 부르고 있다.
박수를 치고 있다.

밤나무 밑에는
할머니와 남자아이가 앉아 있다, 자
어여 먹어, 목 맥히지.

남자아이는 김밥을 삼킨다.
할머니는 자꾸 김밥을 입에 넣어 준다.
남자아이는 목이 막힌다.
눈이 불거진다.

밤송이들이, 쩍 벌어져 있다.

-시집[나를 위해 울어주는 버드나무]중-

------------------------------------------------------------------------------

몇 번 이 시를 읽고 웃음을 참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벌어진 밤송이들과 김밥을 미쳐 삼키지 못하는 아이의 표정을 상상하며...
오늘은 이 시가 참 아픈 시라는 생각을 합니다.
소풍날입니다. 아이들은 노래를 하고 박수를 칩니다.
그야말로 즐거운 날입니다. 기쁜 날입니다.
아이는 밤나무 밑에서 할머니가 먹여주는 김밥을 받아먹고 있습니다.
아이에겐 무언가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 있습니다.
그게 엄마일수도 있고, 다른 무엇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아이가 안쓰러운 할머니는 아이에게 무언가를 챙겨주려고 합니다.
행복해 보이는 가을 소풍날, 아이의 마음속에,
할머니의 마음속에는 무언가 참았던 슬픔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그 동안은 잘 참아 왔습니다. 남에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속으로 넣어두었을 뿐 함부로 꺼내보지 않았던 복받침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감정도 영글면 터집니다. 슬픔도 단단해지면 껍질을 뚫고 밖으로 나옵니다.
웃음이 난무한 가을소풍날, 할머니와 아이에게는 애써 참았던 아픔이 쩍 벌어지는 날입니다.
슬픔은 타인의 기쁨과 환호성을 타고, 저 아름다운 풍경을 타고 오는 것입니다.

추천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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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밤!
슬픔에 복받쳐 나오는 그 알맹이
감정도 영글면 터진다는 그 밤
저도 그 밤을 하나 깨물어 봅니다
새해 복 더 많이 받으세요

윤시명님의 댓글

no_profile 윤시명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아들이 저 하나라 역시 하나뿐인 아들이랑 멀리서 온 사촌동생이랑 제를 지냈습니다.
내년에 시 한편 적어 새병풍을 만들어 볼까 생각을 해보면서
10시간을 걸려 마산에서 인천까지 올라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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