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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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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세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859회 작성일 2019-08-30 17:03

본문

벌초하는 날

 

김세종

 

마지막 나뭇잎이 떨어지기 전에

사랑한다 말하고

또 사랑한다 말하자

 

빨간 노을 산 너머로 사라지기 전에

사랑한다 말하고

또 사랑한다 말하자

 

오늘 밤하늘의 별들이 다 사라지기 전에

사랑한다 말하고

또 사랑한다 말하자

 

그렇게 수없이 되 네여 보지만

오늘도 인색한 표현력의 뒤로 숨어 버렸다

 

이 밤은 아직도 한참이나 남았는데

한마디 말도 하지 못한 채

나는 그렇게 아버지의 손을 놓아야 했다

 

오랜만에

아버지를 만나는 날이다

 

웃자란 잡초들을 잡아 뜯으며

잔디 위에 주저앉아

사랑한다 말하고

또 사랑한다 말하고 있다

 

오늘 당신이 너무 보고 싶습니다

 

보고 싶은 아버지

사랑하는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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