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멍게

페이지 정보

작성자 :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2,055회 작성일 2013-02-14 10:02

본문

멍게

손근호

1

멍게는 뿌리로 통해 자라는 풀이 아니라
뜨거운 빛에 광합성하며 자라는 나무가 아니라
삼 년 동안 바위틈을 움켜잡아서 버티며 호흡하는 동물이다

다리가 달린 그것도, 빛살보다 얇은 수염뿌리 같은 마음으로
움켜쥐고 서 있는 삶

멍게를 다시 바라보면
뿌리로 그 틈새 사이에 자라난 것이 아니라
모래바닥에 떨어지면 세월의 조류에 나부껴

비빌 언덕도 없이 외로워질까 두려워
외로울까봐 삼년에 매달려 있는 것이다

멍게는 삼 년 동안 한 자리에서 돌에 매달려 있다
움켜잡은 수염뿌리가  힘이 없어 모래사구에 떨어졌을 때
바다속 파도, 그 조류에 낙엽처럼 굴러 다닌다
멍게의 삶이 -꺼-끄졌다

2
아침은 늘 새 아침이다
새벽녘을 반가움의 들뜬 해녀가
영감 두 다리로 거느적거느적 뒷간 가는 안심 잡아두고
뛰어가야지 하며 바다를 일으킨다
훅, 하고 바다속
매달려 있는 멍게들 중에 모래사장에 뒹구는 한 마리 멍게를 줍는다

오후가 되면 숨비소리 쉬던 해녀가 따온 
삼 년 묵은지 같은  멍게
지나가는 사람들이 바위에 앉아 멍게 한 접시
시인 되듯 읇는다

못난 사람 말하길 멍게 닮았다
멍게 비빔밥처럼 맛난다
잃었던 입맛 돌아온다 라고들

3
멍게의 삼 년 삶이 외롭던 향이라서 진한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멍게 한 접시에 바다 보며 소주 한잔을 걸치게 되는 이유도
살짝 그 삼 년의 외로운 향이 코끝에 발라져 희석하기 할 수 있는 
시간이 그나마 남아 있기에 즐기는 찰나이다
아무도 멍게가 삼 년을 수염뿌리로 옮겨 쥐었다가 낙엽처럼 떨어져
깊고 깊은 심해에 떨어져 모래 바닥, 혹은 사구에 떨어져 사라진다는 것을 모른다
멍게처럼.해녀처럼.우리처럼.

*멍게는 우렁쉥이라고도 한다. 얕은 바다에 암석, 해초, 조개 등에 붙어서 산다. 생명은 약 3-4년이다.
  숨비소리는 해녀가 잠수 후 수면에서 고단숨을 희파람처럼 쉬는 행동






추천0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오영근님의 댓글

오영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따로 인사도 못드리고...
댓글로나마 인사 올립니다.
늘 한자리에서 문단을 지켜주심...
큰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늘 큰 운이 함께 하시고
아울러 건강,평안하시길 기원 합니다.

오영근 올림.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21,444건 466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2844 no_profile 편집부-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1 2013-01-31 0
2843 윤기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4 2013-02-01 0
2842
내일은 댓글+ 3
라동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8 2013-02-02 0
2841
영원한 동굴 댓글+ 2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2 2013-02-05 0
2840 no_profile 편집부-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6 2013-02-07 0
2839 김영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1 2013-02-10 0
열람중
멍게 댓글+ 1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6 2013-02-14 0
2837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8 2013-02-15 0
2836
봄의 태동 댓글+ 2
금동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0 2013-02-17 0
2835
외로운 사람 댓글+ 1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6 2013-02-18 0
2834 김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5 2013-02-21 0
2833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6 2013-02-22 0
2832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4 2013-02-23 0
2831
2월의 봄 댓글+ 3
김민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7 2013-02-25 0
2830 전 * 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2 2013-02-26 0
2829
역사의 흔적 댓글+ 4
김영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9 2013-03-01 0
2828 no_profile 편집부-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3 2013-03-05 0
2827 no_profile 편집부-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4 2013-03-06 0
2826
착각 댓글+ 2
김성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2 2013-03-08 0
2825 김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7 2013-03-17 0
2824
유리잔 댓글+ 2
김영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7 2013-03-20 0
2823
생명이 웃는 날 댓글+ 4
탁여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6 2013-03-20 0
2822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9 2013-03-20 0
2821
사는 죄 댓글+ 4
홍길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5 2013-03-21 0
2820 no_profile 편집부-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9 2013-03-23 0
2819
검사방, 판사방 댓글+ 1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7 2013-03-24 0
2818
이상한 소리 댓글+ 2
김영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5 2013-03-25 0
2817
변심 댓글+ 2
탁여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6 2013-03-25 0
2816
자목련 댓글+ 3
김효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1 2013-03-25 0
2815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9 2013-03-26 0
2814 성요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7 2013-03-26 0
2813
벚꽃 時節 댓글+ 6
김민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8 2013-03-26 0
2812
학도암에 핀꽃 댓글+ 6
김순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3 2013-03-27 0
2811
만卍 길 댓글+ 4
김민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2 2013-03-27 0
2810 no_profile 편집부-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5 2013-03-29 0
2809
댓글+ 2
김순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6 2013-04-01 0
2808 no_profile 편집부-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0 2013-04-04 0
2807
봄꽃 (開 花) 댓글+ 1
김영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5 2013-04-04 0
2806 김효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0 2013-04-05 0
2805
아버지의 모자 댓글+ 2
금동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4 2013-04-07 0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