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인력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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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인력시장
김혜련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사거리
그 아득한 칠흑의 갱도를
한 번이라도 따라가 본 적이 있는가
새벽 3시 15분
잠든 마누라 볼기짝을 뒤로하고
날마다 돈 안 되는 출근 도장을 찍는
잡역부 조선족 왕 씨
오늘은 어떻게든 일자리가 걸려야 하는데
햇빛 한 줌 구걸하기도 쉽지 않은
반지하방 밀린 방세라도 내려면
오늘은 맨홀 뚜껑이라도 훔쳐야 하는데
건설이 죽어나자빠진 이 새벽에
별빛은 달빛과 한 팀이 되어
부럽게도 노동을 즐기는데
두 귀를 훔쳐갈 것 같은 칼바람에
지난 봄 아내가 만든 압화처럼
온 몸이 납작해지네.
댓글목록
정윤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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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련 선생님 건안하셨습니까?
턱, 목에 걸리는 작품입니다.
늘 도둑고양이 처럼 선생님 글을
읽곤 했지요. 여기 온 몸이 납작해지는
느낌 하나 두고갑니다.
참, 그리고 요즘과는 달리 옛날에는
명절이나 제사 때 제물 생선을 담 위 광주리에
널어 말리곤 했는데 순식간에 훔쳐 달아나는
선수들이었지요.
고양이들에게는 근로 활동이겠지만...
한폭의 유화였습니다
좋은 작품 잘 읽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김혜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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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호 시인님, 반갑습니다. 이리 소중한 댓글 달아주시니
추위에 시린 마음조차 따뜻해집니다. 감사합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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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시장을 통해 사회의 현실을 적날하게 표현하셨네요
사실 요즘 젊은이들의 취업난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멍한 가슴을 어루만져 봅니다
-감사합니다
김혜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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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범시인님, 반갑습니다. 요즘은 젊은이들만
취업전쟁이 아니고 중장년층, 은퇴자 등 취업전쟁이
정말 피비린내 날 정도로 심각합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일용직노동자들의 시린 새벽이 코끝을 찡하게 합니다. 소중한 댓글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