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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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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한관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922회 작성일 2007-03-15 06:12

본문

여기까지

        한 관 식

 

 

내 안에서 당신은 그렇게 살았지요.

손 닿지 않는 곳에 당신을 두고

소롬 돋듯 살았지요.

고백하지 못하는 슬픔과

바람막이 같은 눈높음으로

내 고통을 외면하며 돌아섰지요.

두고간 진홍색 그리움이 가슴에 번져듭니다.

당신은 떠났고

나는 남겨진채 구겨지고

당신의 친숙한 부드러움은

저녁이면 깊게 흐르고 있습니다.

당신으로 인해

사랑의 속살을 깨달으며

닻을 내리고 울 수 있는 그리움을 알았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잊혀진 몇개의 기억들로 당신이 흐려졌을 때

창밖엔 오후의 햇살이 반쯤 잠긴 목소리로

가벼움의 소란속으로 내몰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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