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인력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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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933회 작성일 2019-01-09 20:17본문
새벽 인력시장
김혜련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사거리
그 아득한 칠흑의 갱도를
한 번이라도 따라가 본 적이 있는가
새벽 3시 15분
잠든 마누라 볼기짝을 뒤로하고
날마다 돈 안 되는 출근 도장을 찍는
잡역부 조선족 왕 씨
오늘은 어떻게든 일자리가 걸려야 하는데
햇빛 한 줌 구걸하기도 쉽지 않은
반지하방 밀린 방세라도 내려면
오늘은 맨홀 뚜껑이라도 훔쳐야 하는데
건설이 죽어나자빠진 이 새벽에
별빛은 달빛과 한 팀이 되어
부럽게도 노동을 즐기는데
두 귀를 훔쳐갈 것 같은 칼바람에
지난 봄 아내가 만든 압화처럼
온 몸이 납작해지네.
댓글목록
정윤호님의 댓글
정윤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혜련 선생님 건안하셨습니까?
턱, 목에 걸리는 작품입니다.
늘 도둑고양이 처럼 선생님 글을
읽곤 했지요. 여기 온 몸이 납작해지는
느낌 하나 두고갑니다.
참, 그리고 요즘과는 달리 옛날에는
명절이나 제사 때 제물 생선을 담 위 광주리에
널어 말리곤 했는데 순식간에 훔쳐 달아나는
선수들이었지요.
고양이들에게는 근로 활동이겠지만...
한폭의 유화였습니다
좋은 작품 잘 읽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김혜련님의 댓글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윤호 시인님, 반갑습니다. 이리 소중한 댓글 달아주시니
추위에 시린 마음조차 따뜻해집니다. 감사합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력시장을 통해 사회의 현실을 적날하게 표현하셨네요
사실 요즘 젊은이들의 취업난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멍한 가슴을 어루만져 봅니다
-감사합니다
김혜련님의 댓글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석범시인님, 반갑습니다. 요즘은 젊은이들만
취업전쟁이 아니고 중장년층, 은퇴자 등 취업전쟁이
정말 피비린내 날 정도로 심각합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일용직노동자들의 시린 새벽이 코끝을 찡하게 합니다. 소중한 댓글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