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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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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종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613회 작성일 2010-05-1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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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별
                                                                김종수

  어느 날 부터 젖을 빨지 않았어요, 어린송아지는 외양간 구석에 누워 초롱한 눈만 감았다 뜨며 눈치만 보고 있었죠. 소장수가 다녀간 뒤 아버지는 자꾸 공납금 날짜를 짚어 보시는데 무슨 연윤지 어미 용순이는 뒷발로 송아지를 밀어 내기만 했죠.
  막내의 분유를 뺏어 먹고도 송아지는 더 이상 키가 자라지 않았어요. 울음도 제대로 뱉지 못하고 소장수를 따라가던 날 아버지는 결국 원하는 값을 받아 내지 못 했답니다.
  그날 저녁 외양간 천장에 긴 하품을 뿜어대던 용순에겐 푸짐한 위로의 여물통이 내려졌고, 내 목숨이 되었지만 할머니는 송아지에게 이름을 달지 말라고 하셨죠. 이름이 없어야 명이 길다고.
  밤새 울던 용순이는 엄마보다 무거운 짐이 가난이란 걸 알았는지 체념한 듯 새벽녘에야 여물을 먹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조용히 눈을 감고 되새김질을 했죠.
  아직 서툰 봄바람이 부는 언덕에 예쁜 눈을 깜빡이며 송아지가 달음박질을 하고 있어요. 엄매~엄매 가랑이 사이로 파고들어 젖을 빨아요. 그렇게 이별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요. 젖꼭지에선 붉은 피가 흘렀지요.
  한밤을 여물통을 비비며 마지막 젖을 먹였는지, 부푼 젖을 짜내며 세 번째 이별을 꿰매고 있었는지, 아님 평생을 짊어질 노예의 굴레를 되새김질 하긴 싫었던 모양일까요?
  여물통에는 노동의 유전자가 가득 섞인 용순의 젖이 하야케 고여 있었어요. 삼십년도 지난 엄매~엄매 그 이별의 소리가 어젯밤 동네 어귀에서 들렸어요.
추천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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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변정임님의 댓글

변정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골에서 키우던 소가 팔려 나가는 새벽녁에 긴 여운을 남기며 떠나던 소의 울음 소리가 들립니다.
말은 못하지만 짧은 단어의 울음속에 가슴이 아파옵니다.
당사자들은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요?
신사고의 글에 머물러 봅니다.
고맙습니다.

정영숙님의 댓글

정영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린시절, 장날 아침 허무하게 송아지를 떠나보내고 하루종일 울어대던
어미소의 서글픈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네요.
인간이나 동물이나 혈육에 대한 애틋함은 다름이 없을진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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