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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차장의 젊은이들 > -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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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2,037회 작성일 2006-08-1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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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빛 마알간 날 차가 더러워 세차장엘 들어섰다. 주유소에 딸려 있는 세차장으로 다른 곳보다 유달리 깨끗하게 세차를 해주어서 평상시에도 자주 애용하는 곳이다. 그 곳엔 예의 세차장이나 별반 다름없이 젊은이들이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따라 유심히 그 젊은이들의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었다. 젊은이라고는 하지만 실상 나이를 따져보면 청소년에 속할 것이다. 머리는 노랗게 물들였고, 바싹 마른 몸으로 세찬 물줄기를 품어내는 호수를 잡기엔 터무니없는 체력으로 보이는데 용케도 그 젊은이는 호수를 놓치지 않는다. 그건 아마도 자신이 하는 일을 놓치고 싶은 않은 마음이 호수의 물줄기보다 더 세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 한 사람만 내놓고 보았을 때 학력은 짧을 것이고, 머리 생김새며 어른들이 좋아하는 모범생의 모습은 정말 아니었다. 남들과는 다소 다른 학창시절을 지냈을 그들일 것이다. 그들은 공부를 택하지 않고 가끔씩은 부모님에게 많은 심려를 끼치면서 학창시절을 보냈을 지도 모르지만 나름대로 성실을 챙겨 가졌던 것이다. 또래보다 더 앞서서 자신의 인생에 책임질 수 있는 어른으로 컸던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건 학생이 공부를 못하는 게 정당화가 될 수는 없지만 아주 작은 하루의 일당을 위해서 성실히 일하는 그 젊은이들을 보면서 사람이 살아가는 길에 대한 생각을 가져본다.

언제가 국제 댄스 경연에서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1등을 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그들이 춤추는 동영상을 보다가 정말 놀랜 일이 있다. 그들이 댄스를 추는 모습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예술이었다. 그러다 문득 그들이 그 자리에 서게 까지의 과정을 돌아다본 시간이 있었다.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속칭 춤에 미쳐서 다니는 자식들을 보면서 어느 부모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라는 말을 처음부터 건넸을까 싶은 생각이다. 공부를 하느라고 그렇게까지 열정을 쏟는다면 주위 어른들은 모두 칭찬일색이었을 텐데 말이다. 학업이 아닌 춤의 길로 들어섰다고 하여 주위 사람들의 문제아 취급하는 눈빛과 부모조차 비호감인 현실에서 세계 정상에 우뚝 설 때까지 그들은 얼마나 많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까를 생각해보니 씁쓸한 웃음이 지어졌다. 나도 만약 내 아들이 댄스로 성공을 하고 싶다면 적극 환영할 수 있는 엄마였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래도 그들은 성공을 했으니 이제는 주의 시선도 달라졌겠지 싶다.

젊은이들을 보면 늘 버릇없는 젊은이요, 거칠고 힘든 일 하기 싫어하는 젊은이들이라 기성세대들은 입에 침을 발라가며 말들을 한다. 그렇지만 공자 때에도 도가 땅에 떨어졌다고 했다. 이는 분명코 젊은이들을 두고 한 말이지 싶다. 어느 시대에나 문제아는 있고 불한당들은 있게 마련이고, 세대간의 갈등 또한 있게 마련이다. 오늘날 공자가 살고 있다면 어떤 반응을 했을까? 공자 때에도 세상은 굴러갔고, 지금도 세상은 굴러가고 있다.

젊은이들의 문화를 이해하려 노력하자. 버릇없다고 보지 말고, 발랄하다고 보자. 기성세대들에게서는 넘겨다 볼 수 없는 그 발랄함을 챙겨가졌다고 바라보자. 문구점 앞 오락기에 정신을 팔던 어린 학생들이 자라서 오늘날 우리나라를 IT 강국으로 이끌었다. 버릇없다고 말하지 말자. 상큼하다고 말하자. 발랄하다고 바라보자. 자기 밖에 모르는 게 아니라 자신을 사랑할 줄 안다고 생각하자. 자기 사랑의 표현을 겉으로 당당히 드러낼 줄 아는 젊은이들로 바라보자. 부모 걱정 안하고, 어른 공경할 줄 모르고, 내일을 걱정 안하면서 사는 젊은이들은 분명 아니니까 말이다. 자신이 가진 현실에 대해서 그 어느 시대보다도 더 고민하고, 그 어느 세대보다도 자신이 선택한 삶에 스스로 책임질 준비가 된 그들이기에 열악한 주차장에서 적은 보수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성실하게 살고 있는 거 아닐까 싶다.

성현들이 걸었던 길. 소위 가방 끈 긴 사람과 그 사람의 됨됨이가 평형을 이룬다면야 더 없이 바랄게 없겠지만, 가방 끈이 긴 대신에 가을날 나뒹굴다 밟혀 아스라진 낙엽 같은 심성을 지녔다면 난 차라리 가방 끈은 짧아도 어려운 사람에게 만두 한 상자쯤은 사 줄 수 있고, 가슴 시린 사람에게 쇠주 한 잔 기울여줄 수 있는 따뜻함과 고난을 겪어 남을 배려할 줄 아는 가슴 뜨거운 사람을 가까이 하고 싶다.

언제부터인가 머리 커가는 내 아들을 통해서 청소년들의 고민을 이해하고, 다른 청소년들의 모습을 통해서 내 아들을 이해하고 있는 나를 보고 있다. 내 아들과 함께 기성세대가 바로잡지 못하고 물려준 세상에서 함께 고뇌하며 살아갈 젊은이들이기에 말이다. 지하철에서 거리에서 건실한 청년들을 보게 되는 날이면 우리 아들도 저렇게 자랐으면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젊은이들이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모습도 아름답지만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 믿음직스럽다. 힘들어도 미소 짓고 오늘 하루도 열심히 인사하며 보내는 세차장 젊은이,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진정 반성할 사람들은 젊은 세대를 늘 비판의 눈길로만 바라보던 우리 기성세대가 아닌 가 싶어진다.

다음에 그 세차장엘 들릴 양이면 빵이라도 사다가 나눠 먹게 해야겠다. 성실한 젊은이들이 있기에 내 손으로 세차하는 수고를 덜 수 있는 것이니 이 아니 감사한 일인가 싶다. 그 젊은이들이 오늘 저녁에 먹은 밥은 모두 다 살로 갔으면 좋겠다. 세차를 맘 놓고 맡겨도 내 마음이 아리지 않게 말이다.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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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진관님의 댓글

김진관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온통 세상이 환하게 밝아오는 것 같군요, 아름다운 글 고맙습니다.

박영춘님의 댓글

박영춘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이은영 작가님
많은 것을 배워갑니다

고운 나날이 되시어요
늘 밝고 고운 모습이 너무좋아요^^

오영근님의 댓글

오영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날 짐승,..새들의 먹이를 챙기시고
우리 연약한 아이들이 안스러워 빵이라도 사가야 되겠다는,
그 아름다운 마음을 뵙습니다.
그래요 젊은이들은 나라의 보배, 내 아이들도 컴퓨터 게임을 하며 자랐고 기실은 그들이 IT 강국울 이끌어 나아갈 주역들 인것,..우리가 그들의 문화나 사고를 이해하고 보듬어 주어야 한다는 작가님의 말씀에 공감 합니다.
귀한 글 뵙고 갑니다.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은영작가님!  휴가는 잘 보내셨는지요?
일상의 모습을 그냥 넘기지 않고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는 예리한 눈길 속에서
우리 다음 세대는 더 많은 풍요를 누리겠지요.
밝고, 고운 글 감사합니다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진관 시인님, 박영춘 시인님, 오영근 시인님,
김옥자 시인님, 한미혜 작가 겸 시인님,
다녀가신 향기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머지않아 지리하던 더위도 물러가겠지요?
모든 분들에게 오늘 하루 cool한 일들만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스마일~~ 미소 한 줌 놓고 갑니다.
사알짝 챙겨가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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